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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동효정 기자]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도시 건립을 위한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로이터통신의 21일(현지시간)자 보도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엘살바도르 동부 해안도시 라우니온에 ‘비트코인 시티’를 건설하겠다고 공언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 미사타에서 폐막한 중남미 비트코인·블록체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세계 첫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도시엔) 주거지, 상업시설, 박물관, 공항 등이 모두 들어설 것”이라며 “산의 지열 에너지를 활용해 비트코인 채굴에 전력을 공급하는 탄소배출 제로의 완전 생태도시”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도시에서는 10%의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재산세, 소득세 등 다른 세금이 전혀 부과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해당 지역에서 투자해 원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시티 중심부에는 비트코인 로고를 본뜬 대형 광장이 조성된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앞으로 2개월 후인 내년 초부터 도시 건설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술업체인 블록스트림의 샘슨 마우 최고전략책임자는 이날 부켈레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올라 채권 발행 계획을 설명하며 “엘살바도르는 ‘세계의 금융 중심지’이자 ‘라틴 아메리카의 싱가포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시티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에 10억 달러(약 1조187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개발회사 블랙스트림의 샘슨 모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엘살바도르가 자사 서비스 ‘리퀴드 네트워크’를 통해 10억달러 규모의 만기 10년물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 발행은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모우는 엘살바도르가 조달한 자금 중 절반은 비트코인 구매에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지열 발전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채권이 5년의 매매 제한 기한이 종료되면 비트코인을 판매해 추가 배당을 진행하도록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예상 채권 금리는 6.5%다.
해외 이주민들의 송금이 경제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9월 송금 수수료 절감 등을 이유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공식 승인했다. 법정통화 채택 이후 자국민의 비트코인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1인당 30달러(약 3만6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했으며 수차례 비트코인을 매수해 국고로 보유하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활발한 비트코인 거래를 위해 전국에 200대 이상의 비트코인 ATM(현금자동입출금기)도 설치했다. 법정통화 채택 직후 엘살바도르 거리 곳곳에서는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등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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