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학교 포스터

[스포츠서울 | 남혜연기자]“시작도 안했는데 이미 많이 본 느낌이에요.” “본 내용보다는 연예인의 이름이나 사건을 지울수가 없는 건 어쩔수 없죠.”

“내용만 좋다면, 사건·사고는 곧 잊혀지지 않을까요? ” “많은 제작진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잘 되길 바랍니다.”

공개가 되기 전 부터 난항을 겪은 드라마들이 선입견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잡음을 걷어내고 본격적으로 홍보를 시작했지만, 이미 수 차례 지속된 논란에 대중들의 시선은 신선하지 않다고 해야할까.

IHQ 새 월화드라마 ‘스폰서’와 KBS2 새 수목 드라마 ‘학교2021’이 본격적인 방송을 앞두고 홍보에 팔을 걷어 부쳤다.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 설명과 함께 현장 스틸을 공개하며 본질에 충실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반면, 몇 몇 관계자와 시청자들은 새로운 내용 공개에도 반복된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가장 뜨거운 논란의 주인공은 IHQ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 ‘스폰서’다. 문제는 주연배우 이지훈의 갑질논란이 알려지면서 드라마에 대한 내용 보다는 배우의 사적인 측면이 너무 강조됐다는 점이다. 급기야 이지훈 외에도 제작진의 카카오톡 메시지 공개 및 거듭된 상반된 주장이 펼쳐지면서 마치 이번사건이 드라마 속의 또 다른 내용처럼 변질됐다는 점이다.

사건은 일단락됐다. 제작진 및 배우 이지훈 역시 오해가 있었다며 상세히 설명을 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편하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겹쳐지면서 본질을 흐트러뜨렸다. 적극적인 해명이 드라마를 산뜻하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미 ‘배우와 스태프들 간 잡음이 있었던 작품’이라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며 씁쓸함을 나타냈다.

반대의 의견도 있다.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주연 배우와 드라마에 대한 확실한 인식은 잡고 간다는 점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은 드라마 외에도 OTT 등 다양한 플랫폼의 시대다. 때문에 수 십 여편의 드라마 및 숏폼 드라마 들이 공개되는 까닭에 시작도 알리지 못하고 끝내버리는 작품이 많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면, ‘스폰서’의 경우 IHQ의 신작 그리고 주연 배우 이지훈이라는 확실한 인지도는 쌓은 셈”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여러가지 상반된 의견이 있는 가운데, ‘스폰서’는 29일 첫 방송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드라마를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이제는 이지훈을 중심으로 한채영, 지이수, 구자성 등 출연진들의 스틸 사진을 공개하면서 화기애애했던 촬영 현장 분위기를 알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지훈 외 많으 스태프와 배우들이 참여한 작품이다. 이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 위해 모두 지난 시간을 잊고 열심히 매진하고 있다”며 모든 사태가 일단락됐음을 알렸다.

‘학교2021’ 역시 거듭된 캐스팅 난항으로 논란을 겪다 힘겹게 부활한 드라마다. KBS의 ‘학교’ 시리즈는 그간 수 많은 청춘 스타를 배출한 드라마로 유명하다. 때문에 많은 신인 배우 그리고 가수에서 배우 겸업을 꿈꾸는 아이돌 스타들에게는 꼭 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히고 있는 것.

앞서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을 당시 많은 신예 스타들이 오디션을 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캐스팅이 안 된 상황에서도 이름이 거론된 것 만으로도 들떠있던 게 사실이다. 또 최근 한류 콘텐츠의 경우 해외에서 더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뜨거운 경쟁을 입증하듯 캐스팅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며 잠시 주춤했다 오는 24일 첫 방송을 알렸다.

그간 이 드라마에 이름을 올린 배우들만 해도 논란거리는 충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옥자’의 안서현부터 SBS ‘펜트하우스’로 정점을 찍은 김영대까지 주연 배우에 이름을 올렸으나 모두 하차했다. 이 자리는 그룹 위아이의 김요한 부터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얼굴을 알린 조이현 등 주목 받고있는 또 다른 신예들이 채웠다.

설상가상 제작 분쟁까지 겪어야 했다. 이에 대해 ‘학교 2021’ 측은 “제작사 에스알픽처스는 방송금지가 아닌 제작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라며 “애초 킹스랜드와 에스알픽처스는 ‘오 나의 남자들’(가제)로 계약했고, 이후 ‘학교 2020’으로 바꿔 제작을 진행했지만 이 마저도 편성이 불발됐다. 킹스랜드와 래몽래인이 제작하는 학교 2021은 새로운 내용이다. 방송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요한과 보조출연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며 첫방송도 연기됐다.

잡음의 원인을 배우들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다만, 너무 많은 스타들의 이름이 거론됐기 때문에 아직 시작하지 않은 드라마임에도 뭔가 익숙한 듯한 분위기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만 현장 분위기는 그 어느때 보다 좋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많은 ‘학교’ 시리즈 중 가장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게 이번 시리즈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선입견이 있는 가운데서도 또 다른 새로운 내용을 그리고 있고, 배우들 역시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한 까닭에 방송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갈등을 봉합했고, 새로운 인물들이 대중들의 선택을 받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제는 선입견을 버리고 드라마 자체로 바라봐주는 따스한 시선이 필요할 때다.

whice1@sportsseoul.com

사진 | IHQ,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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