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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V리그가 멍들어가고 있다.
최근 방송, 신문, 포털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뉴스는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 관련된 것들이다. 주전 세터 조송화와 김사니 코치의 이탈 후 IBK기업은행은 서남원 감독, 단장을 경질하며 사건에 불을 질렀다. 무엇보다 분란을 일으킨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세우는 무책임한 결정에 배구인, 배구팬의 공분을 샀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IBK기업은행이 최근 늘어난 인기에 비해 실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수들은 갑의 위치를 이용해 감독을 흔들었고, 코치가 여기에 힘을 보태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구단도 여기에 휘둘리며 중재자 구실을 하지 못했다. 물론 이를 통제하지 못한 서 감독의 리더십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은 지적할 수밖에 없다.
V리그는 이제 겨울을 대표하는 스포츠가 됐다. 특히 꾸준한 상승세에 있던 여자부의 경우 도쿄올림픽 4강이라는 역사를 통해 다시 한 번 크게 주목받았고 인기가 더 많아졌다. IBK기업은행 성적이 곤두박질 치는 상황에서도 관중은 다른 팀들에 비해 많았다. 특히 김희진이 방송 활동을 활발하게 하며 얻은 대중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의 V리그는 대중으로부터 일거수일투족이 관심 받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선수와 구단, 지도자의 행동 하나 하나가 이슈가 되는 분위기다. 이럴 때일수록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잘 활용했어야 하는데 IBK기업은행은 반대로 인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하고 말았다. 늘어나는 인기에 구성원의 성숙도가 비례하지 못했다.
배구계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V리그 흥행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미 이재영-이다영 사건으로 인해 부정적인 이슈의 중심에 섰던 V리그 입장에서는 트라우마로 남을 만한 사건이다. 그나마 당시에는 김연경이라는 메가 스타가 있어 화제를 전환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그마저도 녹록치 않다.
게다가 최근 V리그는 남자부의 인기 저하로 인해 고민이 많다. 남녀부의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남자부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사건이 터지면서 V리그 전체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이미 정지석 사건으로 인해 홍역을 치른 배구계는 다시 한 번 초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사실상 IBK기업은행이 민폐가 된 분위기다. 시즌 막판도 아닌 초반이기 때문에 IBK기업은행은 지속적으로 이슈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 부정적 시선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번 시즌 V리그 여자부에는 페퍼저축은행이 합류해 더 활기 있는 리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지난 일주일간 나온 뉴스를 보면 IBK기업은행과 조송화, 김사니 코치를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한 구단 관계자는 “남녀부 모두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안 좋은 소식만 나오는 것 같다. 어렵게 얻은 인기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우리 구단도 문제가 없는 되돌아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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