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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은 현재 풋볼(미식축구) 시즌이 막판이다. 금요일에는 고교, 토요일 대학, 일요일 프로 NFL이 벌어진다. 대학농구 시즌도 개막됐다.
토요일 미 전역에서 벌어지는 대학풋볼은 200여 경기가 넘는다. 가장 수준 높은 NCAA 디비전I 은 FBS(Football Bowl Subdivision)와 FCS(Football Championship Subdivision)는 주말 129경기가 열린다. FBS 130개교, FCS 128개교다. 전국 및 로컬 중계가 된다.
대학농구 NCAA 디비전I에 속한 대학은 357개교다. 대학농구 역시 전국 중계와 로컬 중계가 이뤄진다.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마이너리그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고교 풋볼도 톱클래스 게임을 중계된다.
학교가 작거나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대학의 풋볼, 농구도 지상파, 케이블로 중계가 안되더라도 모든 경기는 녹화되는 게 기본이다.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곳에는 모든 움직임이 영상으로 남아 있다. 가끔 SNS를 통해 주목받지 못하는 팀의 동영상이 화제가 되는 이유다.
예전 정치인들이 발언을 한 뒤 사회적 이슈가 크게되고 물의를 빚으면 늘 “진위가 왜곡됐다”고 변명한다.
미국에서 정치인들은 발언 후 진위 왜곡 여부를 표명하지 않는다. 기자들이 녹음과 카메라맨의 녹화로 담아 놓기 때문이다. 녹음과 영상을 돌려보면 발언의 진위를 알 수 있는 터라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녹음과 동영상을 찍는 터라 진위 왜곡 변명은 통할 수가 없다.
지난 주 KBO는 퓨처스리그 특정선수 기록 밀어주기 의혹 제보 관련 상벌위원회를 열고 무혐의로 결정했다. 관련 선수단에 대한 조사에서 부정행위를 인정할만한 진술이 없으며, 현장의 CCTV 및 경기 영상 자료 등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부정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무혐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KBO가 퓨처스게임 구장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았다면 진위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었다는 점이다. 영상된 녹음 테이프만 돌려 보면 다 드러난다. 의혹을 받은 상무와 KIA는 녹화 테이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제보자를 거꾸로 공격했다.
퓨처스 타격왕에 오른 특정선수는 막판에 타율을 끌어 올릴 때 중계방송이 있는 날은 번트 시도를 하지 않았다. 상무의 마지막 두 경기는 홈 문경에서 벌어졌다. 여기서 결정적 번트 안타 두 개를 만들었다. 관중이 출입할 수 없는 군부대 문경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길이 없다. 경기장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대내 CCTV는 있는 것으로 안다.
메이저리그가 운영하는 MLB 네트워크는 각 구장 양 더그아웃 옆에 2대의 무인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운동장을 다 커버한다. 작동을 하게되면 훈련 모습부터 선수들의 모든 움직임이 녹화된다. 스프링 트레이닝의 시범경기는 기본적인 카메라 2대로 중계된다.
이번 퓨처스리그 기록 밀어주기 의혹은 KBO 시스템 미비의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KBO는 카메라 설치와 이를 운영하는 비용이 결국은 한국야구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지했으면 한다. 더불어 퓨처스 전 구장의 경기는 또 하나의 훌륭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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