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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LG는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 소속이었던 앤드류 수아레즈와 6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연봉 4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계약에 앞서 LG는 수아레즈가 샌프란시스코 소속에서 벗어나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게 하도록 샌프란시스코 구단에 이적료 40만 달러를 지급했다. KBO리그 규정상 처음 한국 땅을 밟는 외국인선수는 계약규모 총액 100만 달러(이적료 포함)를 초과할 수 없다. LG는 100만 달러를 모두 소진해 수아레즈를 영입했다.
오프시즌 동안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메이저리그(ML) 구단에 소속된 외국인선수가 KBO리그 구단과 계약하는 모든 경우가 그렇다. 구단은 이적료까지 100만 달러를 모두 소진해 선수를 데려온다. 올해 두산에서 뛴 워커 로켓도 두산이 로켓의 전소속팀이었던 토론토에 이적료를 지급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강렬한 시즌을 보낸 후 빅리그에 유턴한 크리스 플렉센도 그랬다. 2019년 겨울 두산이 플렉센 전 소속팀이었던 뉴욕 메츠에 이적료를 지급하면서 플렉센은 2020년 KBO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올겨울 ML 직장폐쇄라는 커다란 변수가 생겼다. ML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내달 2일까지 새로운 노사협정(CBA)를 체결하지 못하면 ML는 그대로 멈춤 상태가 된다. FA 계약을 포함한 모든 오프 시즌 활동을 할 수 없으며 ML 구단과 KBO리그 구단의 이적표 협상도 불가능하다. 미국 현지에서 직장폐쇄를 기정사실로 바라보는 시선이 지배적인 가운데 ML 선수들의 FA 계약도 속도를 내고 있다. 12월 2일 멈춤상태 이전에 FA 계약을 맺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ML 구단과 에이전트들의 시선도 내부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KBO리그 구단과 이적료 협상을 벌일 틈이 없다는 얘기다. 수도권 A구단 단장은 “지금 ML 구단은 한국으로 떠날 선수를 신경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적료를 받고 한국에 보내는 선수는 ML 구단에서 전력외 판정을 받은 선수다. 어느정도 ML 구단 전력 구상이 끝난 시점에서 이적료 협상을 하는데 지금처럼 직장폐쇄를 앞둔 상황에서는 언제 그 시점이 될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방 B구단 단장도 “직장폐쇄 가능성으로 인해 40인 로스턴에 들어간 선수를 영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직장폐쇄 상태에서는 불가능”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선수 영입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구단에서 방출돼 FA인 선수는 얼마든지 KBO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른바 특급으로 평가 받는 선수들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영입 후보 리스트에 있던 외국인선수들이 일본 구단과 계약하며 가뜩이나 선수가 없는 상황인데 직장폐쇄 이슈까지 다가온다. 그 어느 때보다 외국인선수 영입이 어려운 스토브리그다. 기존 외국인선수들의 재계약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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