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니 따돌리며 덩크슛 터트리는 하윤기[포토]
KT 하윤기가 지난달 12월 26일 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프로농구 1·2위 맞대결로 화제를 모은 수원KT와 서울SK의 경기에서 워니를 따돌리며 덩크슛을 터트리고 있다. 수원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순위표만 보면 수원 KT와 서울 SK 2강 체제다. 지난 4일 기준 KT는 22승 7패로 1위, SK는 21승 8패로 2위에 자리하고 있다. 3위 안양 KGC는 17승 11패로 2위 SK와 3.5경기 차이다. 1라운드부터 시작된 KT와 SK 선두 경쟁이 시즌 중반까지 고스란히 이어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양팀 감독을 포함한 현장은 KGC까지 3강 구도를 그린다. 선수층에서 KT와 SK가 KGC에 우위를 점할 수 있으나 주축 선수들의 기량만 놓고 보면 KGC도 부족할 게 없다는 의견이다. KT 서동철 감독은 3라운드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SK와 KGC가 우리와 선두 다툼을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다른 팀들도 여지가 있지만 분위기와 기세는 세 팀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SK에 상대전적 1승 2패지만 KGC에는 2승 1패로 앞서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SK와 KGC의 상대전적이다. KGC는 SK와 세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과정과 결과가 두루 완벽했다. 3점슛이 경기 내내 화끈하게 터지면서 KGC가 SK를 압도했다. SK 전희철 감독은 “KGC가 우리와 할 때마다 슛이 너무 잘 들어간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슛이 잘 들어가서 우리 선수들도 순간적으로 멍해지는 모습이 보인다”고 혀를 내둘렀다.

KGC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시도하면서 가장 많이 넣고 있다. 경기당 평균 30.5개를 던지고 10.7개를 넣는다. 3점슛 성공률 35.2%로 이 부문 2위다. 변준형이 포인트가드 포지션에 적응하면서 전성현, 문성곤의 3점슛도 함께 불을 뿜는다. 오마리 스펠맨 또한 내외곽을 가리지 않으며 리그에서 가장 높은 평균 2.8개의 3점슛을 꽂고 있다. 변준형 역시 이번 시즌 커리어하이인 경기당 평균 3점슛 1.9개 성공, 3점슛 성공률 34.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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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변준형이 지난해 12월 3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안양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KGC가 늘 SK전처럼 했다면 순위표 상단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KGC는 주전 의존도가 높아 일정에 따른 기복이 심하다. SK전만 보면 어느 팀과 붙어도 승리할 것 같은데 항상 출전시간 배분이 과제다. KGC 김승기 감독이 아예 주전 선수들을 스타팅에서 제외하고 1쿼터를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전과 백업의 정상적인 로테이션이 이뤄지지 않는 만큼, 주전 선수들의 투입 타이밍을 늦추면서 출전시간을 줄인다.

마냥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KGC는 전략적으로 박지훈의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상무 전역 후 적응에 애를 먹은 박지훈이지만 5·6라운드에는 군입대 이전 모습을 찾게 할 계획이다. 박지훈은 지난 3일 서울 삼성전에서 이번 시즌 두 번째로 많은 23분03초를 뛰면서 14점을 올렸다. 공수에서 활동량이 많은 박지훈이 다시 KGC 시스템에 녹아든다면 KGC는 보다 원활하게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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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 박지훈이 지난 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 돌파 후 레이업을 하고 있다. | KBL 제공

지난 시즌에도 KGC는 3위로 정규리그를 마쳤으나 초유의 플레이오프 10전 10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KGC의 저력을 KT와 SK도 알고 있다. 실질적인 3강 구도는 정규리그 후반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뜨겁게 전개될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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