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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가 깜찍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올해의 목표는 1승이다. 1승을 하면 그 다음 목표가 생길 것이다.”

지난해 한국 여자골프를 정복한 박민지(23)가 올해 목표로 삼은 승수는 ‘1승’이다. 지난해 박민지는 시즌 6승을 거두며 다승왕은 물론 대상과 상금랭킹1위를 기록하며 훨훨 날아올랐다. 그런 그의 목표가 1승이라니 고개가 갸웃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박민지는 “1년이라는 시간을 놓고 목표를 가지면 부담이 된다. 1승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1승을 하면 그 다음에 1승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난해 6승도 목표를 설정해 놓고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쌓은 결과다.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여유 속에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올해 어디까지 날아오를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박민지를 만났다.

- 동계 훈련 계획이 궁금하다.

체력훈련을 많이 할 생각이다. 내 몸을 보면 운동선수인가 싶어질 정도로 근육량이 적다. 기초훈련부터 러닝과 유산소 운동, 웨이트트레이닝까지 종류를 따지지 않고 훈련할 계획이다. 11자 복근은 아니더라도 코어에 근육이 잡히도록 하고 싶다. 골프를 아무리 많이 쳐도 몸이 아프지 않도록 하겠다.

- 골프를 하게 된 계기는.

처음엔 어머니의 영향으로 핸드볼을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박민지의 어머니는 1984년 LA 올림픽 핸드볼 은메달리스트인 김옥화 씨다.) 당시 신지애 선배의 인기가 엄청 높았는데 마침 집 근처에 골프장이 있었다. 핸드볼은 하루만 해도 죽을 것만 같았는데 골프는 가만히 서서 하는 운동이라 힘들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았다. 어머니도 비인기 종목을 하는 어려움을 잘 알고계셨던 터라 골프를 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으셨다. 어머니가 운동하셨던 분이라 다른 친구들처럼 시행착오 없이 골프를 편하게 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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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가 깜찍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지난해 팬들에게 박민지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올해는 어떤 매력으로 다가가고 싶은지 궁금하다.

원래 잘 웃는 편이지만 화면에서는 세게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 절대로 심각한 스타일이 아니다. 올해는 명랑한 소녀 같은 모습을 팬들께 전해드리고 싶다. 평소에 정말 잘 웃는데, 그런 모습을 팬들에게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

- 자신의 강점은.

감각이 좋은 편이다. 금방금방 캐치하는 능력이 있다. 집중력도 좋다. 솔직히 못 하는 것도 없지만 딱히 잘하는 것도 없다. 만족도가 낮은 편이서 항상 보완하려고 하는데 그런 부분이 장점이 됐다.

- 올해 보완할 점이 있다면.

쇼트 게임, 특히 어프로치를 잘하고 싶다.

- 라이벌과 롤모델을 꼽자면.

정규투어에 오른 모두 선수다. 120명이면 120명, 100명이면 100명 모두 경쟁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롤모델로 딱히 정해놓은 선수도 없다. 모든 선수가 멋이 있고 존경스럽다. 배우고 싶은 점들을 한두 가지 씩 모두 가지고 있다. 경쟁하지만 항상 배우려고 한다.

- 동료 골퍼 중 친한 선수는.

후배로는 임희정과 친하고 동갑내기로는 조은혜, 이승연, 이지연과 친하다. 골프를 치지 않을 때는 자주 만난다. 또래의 사람들처럼 카페에서 먹고, 마시고, 수다를 떤다.

- 샷이 마음대로 안 될 때 어떻게 극복하나.

우승 등 잘했을 때의 영상을 찾아본다. 당시의 컨디션을 상기하면 자신감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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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가 깜찍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미래의 나를 상상하면.

뛰어난 선수보다는 착한 인성, 배려심이 있는 바른 선수가 되고 싶다. 골프는 30살까지 할 것 같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선배들이 보통 그 나이에 은퇴하지 않나.(웃음) 영어를 잘해서 유학을 하고 싶다. 전공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넓은 세계를 구경하고 싶다. 세계 일주가 목표다.

- 일반인들에게 권하는 골프의 매력은.

골프의 매력은 여유다. 많은 스포츠 중 유일하게 천천히 걸으면서 하는 게 골프다. 5시간 동안 잔디를 밟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그늘집에서 식사하는 등 여유로움이 넘치는 운동이다. 게다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아울린다고 생각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스포츠다.

- 나에게 골프란.

자식과 같다. 어머니를 보면서 그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다. 자식은 부모 마음대로 안 된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사랑스러울 때도 있고 미울 때도 있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공을 쳤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 가는 경우가 별로 없다. 마음대로 안 된다. 그래서 자식 같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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