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정지택 총재의 축사
KBO 정지택 총재가 2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484일 만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지택 총재가 추대 1년 4개월 여 만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 총재는 취임 후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에 심리적으로 크게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재는 8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로 출근한 뒤 사직 의사를 밝혔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 등 임직원은 물론 이사(10개구단 사장)들도 모르는 깜짝 사퇴 발표였다. 정 총재는 퇴임사를 통해 ‘코로나 확산으로 관중 입장에 제한이 있었고, 일부 선수들의 일탈과 올림픽 참패 등으로 야구팬의 실망과 공분을 초래했다. 이런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이 KBO리그의 개혁을 주도할 총재도 새로운 인물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물러난다’고 밝혔다.

관중수 급감과 경기력 저하, KBO와 구단의 반목 등 산더미처럼 쌓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정 총재의 리더십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자기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재 역시 ‘총재직 사임이 야구계의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야구팬의 사랑과 신뢰를 되찾는 밀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리더십을 갖춘 총재를 제대로 뽑아 위기의 한국 야구를 일으켜 달라는, 야구계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

[포토] 정지택 KBO 신임 총재 취임
KBO 제23대 정지택 총재 취임식이 지난해 1월 5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렸다. SK 민경삼 대표이사. 두산 전풍 대표이사, NC 황순현 대표이사, 정지택 총재, LG 이규홍 대표이사, KT남상봉 사장, 한화 박찬혁 대표이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정 총재는 2020년 10월 13일 이사회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KBO 규약 제10조 임원의 선출에는 ‘이사회 재적이사 4분의 3이상 동의로 추천해 총회에서 재적회원 4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선출한다’고 나와있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전임 정운찬 총재가 연임 포기 선언을 했던 날인데, 10개구단 사장단이 긴급 안건으로 신임 총재 추대를 상정해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전임 총재가 사임을 발표한 당일 신임 총재를 추대했으니, 프로야구 수장으로 지위를 얻을 수 있었느냐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즌 개막을 두 달 앞두고 총재 사퇴 충격파를 안은 KBO는 한 달 이내에 이사회를 열어 총재 보궐선거를 할 계획이다. 규약 14조 총재 결위시 조치에는 ‘총재가 사임 해임 등의 이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면 이 날로부터 1개월 이내 보궐선거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 돼 있다. 새 총재가 추대돼 총회 승인을 받을 때까지는 사무총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총재 사퇴 소식이 언론에 알려진 후 해당 사실을 인지한 10개구단도 경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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