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하늘에서 ‘왈왈’ 짖으면서 응원해줬을 것같다.”
네델란드를 비롯해 유럽의 벽이 높은 남자 1500m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2회 연속 메달획득에 성공한 김민석(23·성남시청)의 수상소감이 화제다.
김민석은 8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2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은 두번째 동메달이자 쇼트트랙 판정시비로 속앓이를 한 한국선수단의 첫 메달이었다.
압도적인 신장과 체격 차이를 이겨내고 당당히 메달을 거둔 김민석은 덤덤하고 씩씩한 모습이었지만,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반려견 모모를 떠올리며 울컥해 많은 반려인들의 공감을 샀다.
|
|
김민석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10월24일 15년을 함께 지낸 반려견 모모를 떠나보냈다. 위로 누나가 둘 있는 막내인 김민석은 초등학교 2학년인 9살 때 처음 모모를 만났고, 이후 14년5개월간 함께 살았다.
집에서는 막내동생같은 존재였을 요크셔테리아 모모는 개의 평균수명을 거의 다 채우고 세상을 떠났지만, 무려 15년을 함께 지내며 가족들과 행복한 기억을 쌓아온 반려견의 죽음은 큰 슬픔이었을 터.
김민석은 지난해 10월24일 자신의 SNS에 잠든 듯 누워있는 마지막 순간의 모모와 건강하던 시절 환히 웃는 모모의 사진과 함께 애도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모모야, 너가 우리 가족 곁에 있었기에 우리 가족은 언제나 미소를 지으며 행복할 수 있었어. 너도 우리 가족을 만나서 행복했길 바라며 천국에서도 꼭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 다음 생에는 같이 사람으로 태어나서 평생 같이 있자. 고마웠어 모모야”라며 슬픔을 전했다.
그의 SNS에는 동생이었던 모모와의 추억이 가득하다. 고단한 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모모와 함께 침대에 누워자는 모습이나, 함께 찍은 인증샷 등에도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
|
동메달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하늘에 있는 모모의 응원을 받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힌 김민석은 4년 뒤엔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엔 예상 못 한 메달을 땄고, 이번 대회에선 갖고 싶었던 메달을 획득했다”며 “4년 뒤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 꼭 올림픽 챔피언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은 이날 동메달로 2개 대회 연속 남자 1,500m 동메달 획득이라는 기록을 경신했다.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딴 아시아 선수도 김민석이 처음이고, 2회 연속 메달도 아시아 최초다.
이날 경기에서 김민석에 앞서 뛴 토마스 크롤(네덜란드)이 1분43초55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고, 바로 다음 조에서 김민석과 함께 뛴 키엘드 나위스(네덜란드)는 곧바로 1분43초21의 새로운 올림픽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5분여의 시간동안 연속질주한 이 세 사람은 나란히 금은동을 거머쥐며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김민석은 오는 15일 남자 팀 추월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김민석은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승훈(IHQ), 정재원(의정부시청)과 함께 두번째 메달사냥에 나선다.
gag11@sportsseoul.com
기사추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