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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패럴림픽공동취재단] 이정민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 선수위원장(38)이 4년 전 평창에서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 역사를 쓴 ‘철인’ 신의현(42·창성건설)의 2대회 연속 메달을 확신했다.
이 위원장은 5일 오전 11시40분(한국시각) 장자커우국립바이애슬론센터에서 펼쳐질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좌식 6㎞, 첫 경기를 앞두고 신의현의 메달을 예언했다. 그는 “러시아 상위랭커들의 불참 변수가 신의현에게 큰 자신감과 심리적인 안정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분명 메달권에 근접해 있다. 메달색 싸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신의현은 주행에서 압도적이다. 바이애슬론 단거리, 크로스컨트리 스키 장거리 종목에서 메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신의현의 올 시즌 바이애슬론 랭킹은 세계 9위, ‘세계 1위’ 이반 골룹코프 등 톱10내 러시아 선수 3명을 제외하면 순위는 6위로 뛰어오른다. 이 위원장은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출전선수 리스트를 살펴봤는데 주행과 사격을 모두 잘하는 러시아 톱랭커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신의현의 주행 능력은 최상위권이다. 주행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설령 사격에서 한두 발 실수가 있다 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사격에서 실수할 경우 단거리 경기는 1발당 100m 벌칙주로, 장거리는 1분씩 추가시간 페널티가 주어지는데, 추가시간 페널티는 만회가 어렵고, 중증장애 선수에게 유리하다. 그래서 장거리보다는 ‘짧고 굵은’ 초싸움인 단거리 메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특유의 밀어붙이는 주행으로 압도한다면 사격 한두 발 미스는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평창 때도 물론 러시아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엔 그때 상위 랭커였던 미국의 대니얼 크노센, 우크라이나의 타라스 라드 등의 경기력이 하향세라는 점” 역시 메달의 유력한 근거로 꼽았다. “러시아 선수들은 안 나오고, 4년 전 상위 랭커들은 기량이 떨어졌다. 반면 신의현은 꾸준히 컨디션을 유지해왔다. 평창 때부터 줄곧 함께해온 손성락 감독과도 합이 잘 맞는다”면서 “무엇보다 신의현의 강철 마인드라면 분명 기회를 잡을 것이다. ‘오늘 죽자’는 각오로 무조건 밀어붙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수 없이 평소 하던 대로 편안하게 레이스해 준다면 2연속 메달 목표를 틀림없이 이룰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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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평창에서 금, 동메달을 따낸 신의현이 이번에도 멀티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의현은 4년 전 평창에서 그랬듯이 3월, 많이 녹은 설질에 더 강하다. 눈이 녹게 되면 체력 소모가 크고 척수장애 등 중증장애인들이 더 빨리 지치게 된다. 신의현은 절단 장애이고, 무엇보다 강력한 체력, 근성을 지닌 ‘직진남’이다. 날씨와 컨디션이 돕는다면 2개 이상의 메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이 위원장은 자타공인 장애인체육계 대표 인재이자 도전의 아이콘이다. 미국 유학 후 영국계 금융회사서 근무하던 중 조정선수의 길을 결심,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조정 은메달을 획득했고,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선 신의현과 함께 노르딕스키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포기를 모르는 끈질긴 완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위원장은 평창 직후 선수 은퇴를 선언했고,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는 한편, 아시아 장애인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APC 선수위원장,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선수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최근까지 ‘장애아동 및 청소년들의 신체활동’을 주제로 연구에 몰두해온 그가 2022년 베이징동계패럴림픽을 앞두고 또 한번 도전에 나섰다. 지난 1월22일부터 2월19일까지 매 주말마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진행한 장애인체육 동계종목 방송해설자 양성교육에 참여했고, 4년만에 돌아온 베이징패럴림픽에서 국가대표 선수가 아닌 KBS해설위원으로 나섰다.‘한솥밥 동료’였던 신의현, 원유민 등의 경기를 직접 해설하게 됐다.
이 위원장은 4일 베이징패럴림픽 개회식 생중계를 통해 해설위원으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5일 ‘주종목’ 노르딕스키 첫 해설 도전이 “패럴림픽 출전처럼 설렌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올림픽 때 각 방송사의 해설을 돌려보며 장단점을 유심히 살펴봤다. 재미도 중요하지만 진중하고 차분하게 선수 출신다운 전문성 있고 생생한 해설을 하고 싶다. 울림 있고 공감 되는 해설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나중에 중계 영상이 장애인체육 홍보 및 교육 자료로 쓰일 수 있을 만큼 좋은 해설을 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최종목표는 이를 통해 장애인 스포츠의 이미지가 더 좋아지고, 장애인 선수들의 위상이 함께 높아지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의현에 대한 뜨거운 응원도 잊지 않았다. “평창에서 금메달을 따주셔서 너무 뿌듯하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신의현다운 ‘무대포 정신’, 승부사 기질로 이번에도 반드시 해내실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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