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혁
2020년 울산 현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이바지한 골키퍼 조수혁.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2020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울산 현대가 무패 우승을 하는 데 핵심 구실을 한 골키퍼 조수혁이 3년 만에 K리그 출전 기회를 잡았다.

조수혁은 오는 27일 오후 2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6라운드 순연경기 출격을 기다린다. 이 경기는 최근 울산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연기돼 A매치 브레이크 기간에 펼쳐진다. 앞서 울산이 경기 최소 엔트리 17명을 채우지 못하면서 프로축구연맹은 올 시즌 첫 ‘동해안 더비’를 기존 20일에서 27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그 사이 울산은 기존 확진자가 대거 격리에서 풀렸다. 22일 훈련을 재개했다. A대표팀(조현우 김영권 김태환 원두재 바코)과 U-23 대표팀(엄원상 김민준)에 차출된 자와 김기희 등 부상자를 제외, 나머지 선수가 홍명보 감독 지휘 아래 동해안 더비를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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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중 시선을 사로잡는 건 1987년생 베테랑 골키퍼 조수혁이다. 그는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의 A대표 차출로 포항전 출격이 유력하다. 2008년 FC서울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거쳐 지난 2017년 울산에 입단했다. 오랜 기간 프로 생활을 했으나 그는 ‘만년 2인자’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인천 시절인 2016년(26경기)에만 주전급으로 뛰었을 뿐 서울과 울산을 거치면서 김병지, 김호준, 김용대, 조현우 등 전,현직 국가대표 골키퍼와 주로 주전 경쟁에 놓이면서 ‘서브 골키퍼’ 생활을 장기간했다.

그러다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한 건 2년 전 ACL 무대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ACL은 그해 12월 카타르에서 잔여 조별리그부터 결승 토너먼트까지 일제히 열렸다. 그런데 앞서 조현우가 A매치 소집 기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울산 합류가 무산됐다. 결국 오랜 기간 실전 경기를 뛰지 못한 조수혁이 골문을 지키게 됐는데, 결승전까지 9경기에서 단 6실점하며 ‘0점대 방어율’을 뽐냈다. 울산은 조수혁의 눈부신 선방쇼를 앞세워 대회 9승1무 ‘무패 우승’을 차지하며 8년 만에 ACL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조수혁은 ACL 활약을 기점으로 타 팀의 러브콜도 받았다. 현실적으로 조현우가 있는 이상 주전으로 뛰려면 이적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울산에 대한 애정이 매우 크다. 설령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더라도 현재 팀에 남아 배우고 얻는 게 많다고 여겼다. 선수단 내 분위기 메이커 뿐 아니라 프런트와 교류도 능하다.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마음으로 동료와 구단 직원의 사랑을 받는 선수다.

ACL 활약에서 증명된 것처럼 조수혁은 언제나 긍정의 마인드로 ‘경기에 뛸 수 있는 몸’을 유지해왔다. 그래서 포항전에서 그의 활약이 더 궁금해진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조수혁의 포항전 출격을 유력하다. 그가 동해안 더비에 나서면 지난 2019년 4월6일 상무전 이후 처음으로 K리그에 출전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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