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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대구에 봄이 왔다. 야구 이야기가 아니다. 농구다. 15년 만에 대구에서 ‘봄 농구’가 열린다. 한국가스공사가 최소 6위를 확정했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5위 혹은 6위다.
가스공사는 3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 안양 KGC와 경기에서 102-85의 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가스공사는 고양 오리온과 함께 공동 5위가 됐고, 같은 날 7위 창원 LG가 패하면서 승차 2경기가 됐다. 남은 1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6강 확정이다.
1쿼터부터 우위에 섰다. 31-14로 앞섰다. 2쿼터 살짝 주춤했으나(스코어 27-32) 후반까지 내내 우위를 유지했고, 낙승을 완성했다. 앤드류 니콜슨이 단 13분44초만 뛰고도 27점 3리바운드를 퍼부었다. DJ 화이트도 17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일궈냈다. 둘이서만 44점이다.
토종 라인도 좋았다. 이대헌이 16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전방위 활약을 펼쳤고, 두경민이 12점 3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생산했다. 3점슛 5개를 폭발시킨 홍경기의 17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활약도 있었다. 차바위의 9점 7리바운드 지원도 있었다.
정효근의 시즌아웃 부상에 두경민과 니콜슨이 부상으로 10경기 넘게 결장했다. 코로나19 폭풍도 맞았다. 시즌 막판 주춤하면서 6강이 무산될 위기도 있었지만, 막판 2연승을 달리면서 봄 농구를 확정했다. 대구에서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것은 2006~2007시즌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대구의 농구팬들에게 기억에 남을 한 시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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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과거 오리온이 홈으로 썼다. 오리온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었고, 인기도 높았다. 김승현, 전희철, 김병철, 마르커스 힉스 등이 활약한 2001~2002시즌 통합 우승을 일궈냈고, 2002~2003시즌에도 정규리그 정상에 섰다. 이후 2006~2007시즌까지 줄곧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후 암흑기를 걸었다. 2007~2008시즌 10위, 2008~2009시즌 9위에 그쳤고, 2009~2010시즌과 2010~2011시즌은 다시 최하위로 처졌다. 팬들의 비판을 거세게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오리온이 대구를 등지고 말았다. 2010~2011시즌을 마친 후 전격적으로 연고지를 고양으로 옮겼다.
대구 팬들은 ‘야반도주’라며 비난을 퍼부었으나 결정된 사실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이후 대구에는 “오리온이 떠난 이후 농구 안 본다”는 이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났다. 1998~1999시즌 충격의 32연패에 빠졌을 때도 성원을 보냈던 대구 팬들이다. 그만큼 배신감이 컸다.
시간이 흘러 2021~2022시즌 대구에 새로운 팀이 왔다. 가스공사가 인천 전자랜드를 인수하면서 연고지를 모기업 본사가 있는 대구로 정했다. 홈 구장과 관련해 이슈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대구실내체육관에서 다시 농구를 볼 수 있게 됐다.
가스공사는 전자랜드 시절부터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나서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 14회에 4강 진출 6회다. 2018~2019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우승 트로피가 없다. 대구에서 다시 정상에 도전한다. 팬들도 기대를 걸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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