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타. 제공 |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경계하라, 케이타의 세리머니를.

케이타의 세리머니는 KB손해보험의 승리 공식이다. 상대 블로킹 위에서 공격에 성공할 때면 손을 얼굴 앞에다 두고 좌우로 흔든다. ‘유 캔 시미(You Can’t See me)’ 즉,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다는 의미다. 양팔을 활짝 펼쳐 날갯짓하는 세리머니, 코트 위 슬라이딩까지. 의미도, 종류도 다양하다.

KB손해보험은 지난 3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1로 누르며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좀처럼 흥 넘치는 케이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미소 잃은 케이타는 1세트 5점(33.33%)에 그쳤다. 하지만 2세트부터 흥을 되찾아 11점으로 맹폭, 3~4세트는 각각 6, 8점씩으로 총 30점을 기록해 팀 승리에 앞장섰다.

스스로 돌파구를 찾았다. 3-5에서 자신의 서브 차례 때 5연속 서브로 상대를 괴롭혔다. 흥 오른 케이타는 코트 이곳저곳을 누볐다. 득점을 낼수록, 흥이 오를 수록 세리머니가 코트 위를 수놓았다.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세리머니만 한 게 없다는 걸 몸소 보여준 셈이다. “하고 싶은 세리머니는 다 해라. 경기를 위한 필수 요소다”라고 했던 김홍정의 말에는 이유가 있었다.

봄배구 화두는 단연 케이타다. KB손해보험은 케이타를 살려야, 상대팀은 막아야 산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대한항공은 오는 5일 KB손해보험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5판 3선승제였던 챔프전이 3판 2선승제로 축소됐다. 그렇기에 1차전 기선제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특히 케이타의 세리머니를 경계해야 한다. 득점 이후 코트 안을 자신의 무대로 만드는 케이타다. 분위기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사전 방지가 필수다.

플레이오프 승리 후 ‘남겨 둔 세리머니가 있냐’는 물음에 케이타는 당연히 있다고 답했다. 아직 보여 줄 세리머니가 많은 케이타와 그 세리머니를 억눌러야 하는 대한항공이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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