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온 메르세데스(49·왼쪽)와 친구 애슐리.

[스포츠서울 | 라스베이거스(미국)=정하은기자]

“방탄소년단(BTS)은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 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두 번째 공연을 앞두고 공연장 인근은 일찌감치 줄지어 기다리는 팬들 ‘아미’로 북적였다.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아미들 속에서도 눈길을 끄는 특별한 아미들이 있었다. 장애와 세대를 뛰어넘어 하나가 된 아미들이 그 주인공. 방탄소년단은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자’는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 아미들의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이들 역시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들으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자신이 직면한 문제에 맞설 힘을 얻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온 메르세데스(Mercedes·49)는 휠체어를 타고 공연장을 찾았다. 장애를 가져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그는 몇 시간 후면 방탄소년단을 만난다는 생각에 들뜬 모습이었다.

메르세데스는 “방탄소년단은 나를 더 나답게 만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들의 음악과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그들의 메시지를 좋아한다”며 “덕분에 나는 더 행복한 사람이 되었고 제 친구들도 체감할 정도로 밝아졌다. 나 역시도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배려해야 하는지를 느끼게 됐다”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야기했다.

방탄소년단
미국 애리조나에서 온 메리앤(61)과 신디(59)가 방탄소년단 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앞두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가장 좋아하는 ‘최애’ 멤버로 슈가를 꼽은 그는 “슈가가 음악에 얼마나 열정적인지를 그의 음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며 “늘 사랑하고 계속해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달라”라고 전했다.

애리조나에서 온 메리앤(61)과 신디(59)는 인터뷰 내내 친절하고 밝은 에너지로 기분좋게 만들었다. 아미가 된 이후로 인생을 더 즐기게 됐다는 메리앤은 “사소한 것들에도 귀를 기울이게 됐다. 나도 좋은 아미,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며 “그들이 우리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었다. 콘서트에서도 나이스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게 아미니까”라며 웃었다. 신디는 방탄소년단에게 “여러분 스스로를 믿어라. 여러분은 우리의 빛이다”라며 애정어린 말을 전했다.

방탄소년단
유타에서 온 한국계 미국인 3대 가족 황정혜(81·왼쪽부터), 이소희(18), 이주희(20), 조정숙(52)이 방탄소년단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있다.

유타에서 온 3대 아미들도 있었다. 한국계 미국인 이소희(18)양은 할머니 황정혜(81), 어머니 조정숙(52) 그리고 발달 장애를 가진 언니 이주희(20)와 함께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찾았다. 조정숙 씨는 “소희가 방탄소년단의 ‘찐팬’이다. 딸 덕분에 3대 가족이 다 아미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 캐릭터가 그려진 머리띠를 함께 썼고, 이 모습을 본 외국인 아미들은 함께 사진 촬영 요청을 하기도 했다.

황정혜 씨는 “손녀 덕분에 이곳까지 왔다. (손녀는) 아직 어리니까 앞으로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얼마든지 볼 기회가 있는데 할머니는 앞으로 기회가 별로 없을 수 있으니 같이 꼭 가자면서 티켓을 구해왔다. 오는 동안 조금 힘에 부치긴 했지만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이야기했다. 조정숙 씨는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방탄소년단 덕에 딸이 10대 시절을 밝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서 감사하다. 늘 건전하고 좋은 영향을 주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9일 공연과 15일, 16일 공연까지 모두 오게 됐다며 밝게 웃은 이소희 양은 “정말 신나고 흥분된다”고 미소지었다. 언니 이주희 양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게 된 이유로 음악을 꼽았다. 특히 그는 “‘다이너마이트’를 좋아한다”며 수줍게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소희 양은 손가락 부상을 입은 진을 걱정하며 “방탄소년단이 항상 아미 곁에 있듯이 아미도 항상 방탄소년단과 함께 있다는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자랑스럽다. 늘 응원하고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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