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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라스베이거스(미국)=정하은기자]
“방탄소년단은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줬어요.”“어떻게 ‘아미’가 됐나요?”라는 물음에 돌아온 답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곳곳에서 만난 현지‘아미’(ARMY, 팬덤명)들과 대화를 나누며 방탄소년단의 선한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국적, 인종, 나이는 달라도 이들이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게 된 이유를 물었을 때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단어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긍정’(positive)과 ‘겸손’(humble), 그리고 ‘변화’(change)였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 후 꿈, 행복, 사랑, 청춘의 고민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음악을 들려줬다. 최근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현 상황의 위로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은 노래로 전세계 팬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자’는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 아미들의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방탄소년단을 통해 위로받은 이들은 그렇게 아미가 됐다. 슈가를 사랑한다는 바하마에서 온 아미 캔더스는 “BTS가 얼마나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꼭 알았으면 좋겠다. 얼마나 많은 이들을 특별하게 만드는지도 말이다”라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던 내게 그들은 즐거움과 행복이 뭔지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캔더스는 아미가 되기 이전보다 더 완전하고 행복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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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들으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자신이 직면한 문제에 맞설 힘을 얻었다. 유타에서 온 브리와 엘리사는 2019부터 아미가 됐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은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들고, 내 목소리를 내게 만들고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그리고 무엇보다 귀엽고 겸손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특히 방탄소년단에게 할 말이 있냐는 물음에 “아이 러브 유!(사랑해)”를 연신 외쳤다.
애리조나에서 온 에리아나(18)는 2016년에 아미가 됐다. 아미가 된 이유에 대해 “정서적으로 힘든 부분을 헤쳐나가게 도와줬다. 감동과 공감이 컸다”고 떠올리며 “지금도 무언가 새로운 걸 시작하고 도전할 때면 이들의 노래를 듣는다”고 했다. 유타에서 온 아미 나탈리(21)와 테스(22)는 각각 최애 멤버로 제이홉과 RM을 꼽으며 “스테이지 위에서 뿐 아니라 아래에서도 멋있고 겸손하다. 그들이 주는 긍정적인 바이브와 메시지는 나를 아미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 견디기 힘든 외로움. 국적, 인종, 나이가 달라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고민이나 고통은 비슷하다. 지구 반대편 사람들도 모두가 겪고 느끼는 감정을 노래하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50대 한국계 미국인 아미 A씨는 한국을 떠나 25년째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미국의 아동 청소년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그는 방탄소년단의 영향력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BTS가 미국에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힘을 주고 있다. 이 친구들의 인생을 살린 거다”라고 강조하며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영향으로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미국 학생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 또한 미국인을 통해 이들을 알게 됐다. 그들이 주는 힘이 뭔가 궁금했는데 가사를 들으며 위안도 받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 ‘00:00’(Zero O‘Clock) 속 ‘뭘 내가 잘못했을까 하지만 나아지겠지’라는 가사를 보며 위안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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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인 또다른 50대 한국인 여성 B씨는 “방탄소년단을 통해 영혼을 구원받은 느낌이다. 그 정도로 인생에 많은 변화를 맞았고, 힘들 때 위로를 많이 받았다”며 “남준아(RM) 고마워!”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두 아들의 엄마라고 밝힌 B씨는 “한국에 대한 인식, 특히 아시아 남자에 대한 위상이 달라지는 걸 매해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2015년 내 아들이 샌프란시스코의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이 없어서 폐강될 위기였는데, 방탄소년단이 유명해지면서 점점 수강생이 많아져서 지금은 인기 수업이 됐다. 캘리포니아는 한글날도 생기고 전체적으로 한국어 수업도 많아졌다”고 체감하고 있는 변화에 대해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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