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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가 지난해 6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가나와 올림픽대표팀 친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이승우(24·수원FC)와 이강인(21·마요르카)에게 ‘태극마크’ 기회는 다시 올까.

이승우와 이강인은 한국 축구 역사상 전례 없는 축구 재능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승우는 백승호(전북 현대)와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스 ‘라 마시아’에서 성장했다. 2007년 KBS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했던 이강인은 2011년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한 뒤 1군까지 진입했다. 하지만 이젠 과거 이야기다. 성인 무대에서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고, A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가 둘 다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고 있다. 이승우는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올 시즌 K리그1 수원FC에 둥지를 틀었다.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스페인을 떠나 이탈리아, 벨기에, 포르투갈 무대를 누볐으나 3년여 실전 경기에 꾸준히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우는 이를 극복하고 점차 제 기량을 찾고 있다. 올 시즌 현재까지 9경기에서 3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라운드 MVP는 벌써 두 번이나 거머쥐었다.

공격 포인트는 물론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드리블과 순간적인 움직임이 되살아났다. 춤사위는 덤이다. 특히 지난 10일 김천 상무와 9라운드 경기에서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지켜봤다. 이승우는 “선수라면 누구나 대표팀에서 뛰는 게 목표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그는 지난 2019년 6월11일 이란과 평가전 이후 ‘벤투호’에 승선하지 못하고 있다. 이승우가 뛰는 2선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이재성(마인츠) 등 빅리거 선배가 버티고 있다. 대표팀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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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지난 2020년 11월 오스트리아 원정 멕시코전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이강인의 상황은 이승우보다 좋지 않다.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로 완전 이적해 새 출발 한 그는 올 시즌 리그 25경기에서 나섰다. 그러나 출전 시간은 1279분. 경기당 51분에 불과하다. 풀타임 출전은 다섯 차례다. 긍정적인 부분은 지난달 말 새롭게 부임한 하비에르 아기레 신임 감독 체제에서 출전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점이다. 지난 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는 아기레 감독 부임 후 처음 선발 기회를 잡았다. 포지션은 측면 공격수가 아닌 섀도 스트라이커였다. 이강인에게 다소 낯선 자리인 투톱으로 출격했는데, 번뜩이는 패스와 탈압박 능력은 여전했다. 반대로 수비 가담 능력과 느린 발은 약점으로 지속해서 지적되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해 3월 ‘요코하마 참사’로 불리는 일본과 A매치(0-3 패)에서 ‘제로톱’ 구실을 한 뒤 1년째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오는 6월 최대 4차례 A매치가 예정돼 있다. 이강인이 6월 전까지 벤투 감독의 마음을 열어야 하는 이유다.

다만 2001년생 이강인은 ‘벤투호’가 아닌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발탁돼 태극마크를 달 수도 있다.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은 지난 1월 직접 스페인을 방문해 이강인과 대화를 나눴다. U-23 대표팀은 오는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과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다. 황 감독은 대한축구협회(KFA)를 통해 “이강인은 전환이나 공격 지역에서 창의적 패스, 세트피스 등 장점이 많다”며 “(소속팀에서) 출전을 늘리는 방법을 고민하라고 했다며 그의 중용을 예고했다.

한편, 이강인은 꾸준히 유럽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브라가(포르투갈)와 페예노르트(네덜란드)가 이강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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