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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패권의 중심
충청북도 남단에 자리한 옥천은 위로는 보은 아래로는 영동, 서쪽으로는 대전광역시와 어깨를 맞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생활권은 자연스레 대전과 가깝지만 옥천은 한때 역사의 격전지였다. 신라 경덕왕 때에는 9주 5소경 중 상주에 속했던 옥천은 백제와의 접경지인 탓에 전투가 끊이지 않은 곳이었다. 특히 대가야와 연합한 백제의 공격을 막아내고 백제 성왕마저 전사시킨 ‘관산성’ 전투가 바로 이곳 옥천땅에서 벌어졌다.
이처럼 옥천은 격동의 역사가 살아있는 한반도 패권의 중심지였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옥천은 역대 대선을 모두 적중시킨 곳이다. 실제 제2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번 20대 대선까지 직선제로 뽑은 13명의 대통령을 모두 적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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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전통문화체험관(강소형 잠재관광지)
2020년 문을 연 ‘옥천전통문화체험관’은 말 그대로 옥천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옥천 관광의 메카다.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은 물론 효율적인 옥천 관광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전통 한복을 빌려 입고 숨겨진 지역명소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옥천 여행자라면 첫 번째로 들러야 할 곳이란 얘기다. 실제 옥천전통문화체험관(이하 체험관)은 옥천 구읍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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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관은 공예, 다도, 요리 등 다양한 체험 행사를 경험할 수 있는 전통체험관을 비롯해 전시시설과, 한옥 숙박시설, 커뮤니티센터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옥 숙박설인 ‘고시산관’은 4인실(10실)과 8인실(3실) 객실을 갖추고 있어 연인은 물론 가족 여행객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고즈넉한 한옥의 낭만은 덤이다. 특히 8인실에는 두툼한 보료가 깔려있어 부모님과 함께 여행하기에 제격이다. 숙박비 또한 저렴하다. 4인실 기준 주중 1박이 5만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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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읍 문화유산 한나절 투어
구읍은 옥천의 옛 시가지로 조선시대 관아가 있던 곳이다. 옥천역 중심으로 신시가지가 생겨나기 전까지 옥천 행정의 중심지였다. 옥천역과 군청 등 주요시설이 신시가지로 옮겨갔지만 대신 구읍에는 찬란한 문화와 역사의 향기를 담은 유적지가 남았다.
구읍에는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을 비롯해 옥천향교, 육영수 여사 생가, 죽향 초등학교 구교사 등 볼거리가 넘쳐난다. 또 각각의 명소들은 지근거리로 이어져 있어 쉬엄쉬엄 걸으며 탐방하기에 딱 좋다. 특히 골목 골목에 숨은 예쁜 카페와 다양한 맛집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통과 현대문명이 조화를 이루는 옥천 구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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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향기 그윽한 ‘정지용 문학관’과 ‘생가’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가수 이동원과 테너 박인수가 불러 온 국민을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짓게 한 ‘향수’는 바로 정지용의 시(詩)에 김희갑이 곡을 붙인 노래다. 놀라운 사실은 정지용이 향수를 발표했던 나이가 겨우 26살이었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시인 정지용은 현대 시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정지용이 없었다면 청록파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도 ‘서시’의 윤동주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1939년 ‘문장’ 지의 편집위원이었던 정지용이 청록파 시인(박목월, 박두진, 조지훈)을 발굴해 등단시켰기 때문이다. 윤동주도 정지용이 경향신문 편집위원 시절 사설 ‘여적’을 통해 처음 알렸고, 윤동주의 유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문도 정지용이 직접 썼다. 6.25 전쟁 당시 행방불명된 정지용을 정부가 월북 작가로 분류하면서 그의 작품은 영원히 묻히는 듯했다. 다행히 민주화로 이뤄낸 해금조치(1988년)로 그의 작품은 재조명되고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정지용 생가와 정지용 문학관은 옥천을 찾는 여행자의 필수 코스다. 정지용하면 옥천이요. 옥천하면 정지용이기 때문이다. 시인 정지용은 옥천의 대체불가 아이콘인 셈이다. 실제 옥천 시내를 돌다 보면 향수약국, 향수마트, 향수문구점에 심지어는 금융기관 이름 앞에도 죄다 ‘향수’를 붙여놨다.
정지용 생가는 전형적인 민가 초가집으로 1996년 복원됐다. 작은 사립문 지나면 얼룩빼기 황소와 황소 등에 올라탄 소년이 피리를 불며 방문객을 반긴다. 실물크기로 제작된 청동상으로 금방이라도 ‘게으른 울음을 울 것 같은’ 형상이다. 문학관으로 이어지는 쪽문 앞 도랑에는 길쭉한 돌다리가 놓여있는데 바로 ‘청석’이다. 청석은 일제강점기 ‘황국신민서사비’로 일제에 충성 맹세를 강요했던 문구를 새긴 비석이다. 원래 교동초등학교에 세워졌던 것을 광복 후에 비문을 지우고 통일탑으로 사용했다. 이후 1994년부터 현재의 위치의 청석교가 되었다. 아픈 역사를 잊지말고 기억하자는 뜻이다.
정지용 문학관 입구에는 실물 크기로 만든 정교한 정지용 밀랍인형이 앉아있다. 전시실에는 시인이 직접 쓴 육필원고를 비롯해 시인의 삶과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특히 전시관 중앙에는 양 손바닥을 스크린 삼아 빛으로 내린 시구(詩句)를 읽거나 손바닥에 비친 시는 마치 양손에 담긴 물처럼 옆 사람에게 건넬 수도 있다. 이른바 ‘손으로 느껴지는 시’ 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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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벚꽃 속 낭만 발걸음…‘구읍 벚꽃길(옛37번 국도 벚꽃길)’
구읍 벚꽃길은 옥천읍 교동저수지에서 군북면 소정리까지 이어지는 약 8㎞ 길로 옥천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다. 특히 금강의 지천을 따라 이어진 이 길은 뛰어난 풍광이 펼쳐져 드라이브 코스로 딱이다. 흩날리는 벚꽃비를 만끽할 수 있는 벚꽃 라이딩도 추천한다. 구읍 벚꽃길은 자전거 타기 좋은 향수 100리 길의 출발 구간이기도 하다.
구읍 벚꽃길의 백미는 ‘교동저수지 데크길’이다. 저수지 도로변을 따라 수십 년 된 벚꽃 나무들이 길게 늘어서 벚꽃 터널을 연출한다. 마치 팝콘 터지듯 만개한 벚꽃 터널길을 걷다 보면 향긋한 봄꽃 향기가 온몸에 스민다. 특히 저수지를 따라 펼쳐진 데크길은 길게 늘어선 벚꽃과 고즈넉한 저수지가 어우러져 동화 속 풍경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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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조선 상류층의 가옥…‘육영수 생가’
옥천 구읍의 한옥 ‘교동집’은 육영수 여사가 태어나 결혼 전(1950년)까지 살았던 집이다. 삼정승이 살았다 하여 ‘삼정승 집’이라고도 불리는 이 집은 옥천에서 손꼽히는 명문가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사랑채가 전면에 자리하고 사랑채 왼쪽에 건너채, 사랑채 뒤편이자 집터 중앙에는 안채가 있다. 또 사랑채 오른쪽에는 연못이 있고 연못을 내려다보는 자리엔 아름다운 누각 ‘연당사랑’이 자태를 뽐낸다. 연당사랑은 육여사 부친이 손님을 맞이하거나 여가를 즐기는 곳이었다고 한다. 안채 툇마루에는 육여사의 어릴 적 모습부터 영부인으로 활동했을 때 모습까지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사진을 전시 중이다.
집터 뒤편 가장 높은 곳에는 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당’이 집터 뒤편 끄트머리에는 독립된 ㅁ자 가옥 ‘위채’가 자리하고 있다.
99칸 저택 ‘교통집’은 사랑채를 중심으로 왼쪽에 아래채, 중앙에 안채, 집터 맨 뒤편에 ‘위채’로 각각 3개의 독립된 공간이 하나로 이어진 형태다. 반상(班常)의 법도에 따라 머무는 공간을 엄격히 구분했기 때문이다. ‘위채’ 또한 첩을 거느리는 것이 당연시되던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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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읍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면 붉은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웅장한 건물을 마주한다. 조선시대 지방 교육기관인 옥천향교다.
마치 성문처럼 자리한 누각은 명륜당으로 유학을 가르치던 곳이다. 요즘으로 치면 강의실이다. 명륜당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정면에 유교 성현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이 자리하고 왼편에는 오늘의 기숙사 격인 ‘홍도당’, 오른편에는 관리동 격인 ‘고직사’가 각각 자리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명륜당의 아궁이다.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누각이다 보니 아궁이가 공중에 떠 있는 형태다. 또 아궁이는 입구에서부터 점차 위로 올라가는 모양새다. 화재를 예방하고 효율적인 난방을 위해서다. 난방재료는 장작대신 숯을 이용했다는 말도 있다.
옥천향교 방문시 유의할 점은 해설사와 동행 시에만 개방된다는 점이다. 또 한가지, 명륜당을 지나 돌계단에 올라서기 전에 머리를 조심해야 한다. 생각보다 천장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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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메타세쿼이어 숲길 ‘화인산림욕장’
옥천면 안내면에 자리한 화인산림욕장은 개인 사유지에 조성된 숲이다. 이곳의 주인장은 바로 정홍용씨. 그는 40여년 전 고향땅을 매입하고 주말마다 나무를 심고 홀로 숲을 가꾸었다. 숲을 위해 평생을 바친 셈이다. 덕분에 50년이 지난 이곳은 메타세쿼이아를 비롯해 삼나무, 잣나무, 편백 등 10만여 그루의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차 명품 숲이 되었다.
산림욕장 입구에는 커다란 연못이 있고 연못을 끼고 들어가면 곧바로 하늘로 시원스레 뻗은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펼쳐진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은 완만한 경사길로 이어지다 조금씩 가팔라진다. 화인산림욕장 산책로는 총 4㎞ 거리로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단 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수월하다. 정상을 이어지는 왼쪽 길(966m)이 오른쪽 길(2010m)보다 훨씬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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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군북면 옥각길을 내달리다 보면 서화천이 내려다 보이는 산기슭에 멋스러운 기와집 한채가 나타난다. 조선 중기 성리학자이자 의병장인 조헌(趙憲, 1544-1592)이 풍류를 즐기며 후학을 양성했던 ‘이지당(二止堂)’이다.
데크길을 걸어 입구에 들어서면 굵은 기둥 위로 솟은 누각이 눈앞에 나타난다. 누(樓)는 특이하게도 왼쪽 익량(부속건물)에 덧붙여있고 본체를 거처 오른쪽 익량에도 누가 덧붙여져 있다. ‘ㄷ’자 구조로 조선후기 건축양식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양쪽 익량에 증층의 누를 덧붙인 건축양식은 매우 드문 형태로 학술 가치 또한 매우 높다.
맛집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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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미해장국(옥천읍 금구리)
=해장국이 맛있는 집이다. 여타 해장국집과 달리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특이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해장국에 수제비를 넣은 ‘해제비’다. 기름지지 않은 구수하고 깔끔한 국물에 쫄깃한 수제비가 정말 환상이다. 가격 또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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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바우손두부(옥천군 안남면)
=옥천에서 이름난 두부 전문요리집이다. 이곳 안남에서 재배한 콩으로 두부를 만든다. 두툼하게 썰어낸 고소한 생두부를 비롯해 얼큰하게 끓여낸 해물순두부, 들깨를 갈아 넣은 들깨수두부까지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정갈하게 내놓는 밑반찬도 하나같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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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미당(옥천읍 금구리)
=물쫄면의 원조집으로 꽤 유명세를 탄 옥천 대표 맛집이다. 우리가 흔히 먹던 비빔쫄면이 아니다. 치자 물을 들인 노란 면발에 뜨끈한 멸치육수를 말아내는 ‘물쫄면’이 이집의 대표 메뉴다. 오후 6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늦장을 부리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전국적인 유명세 탓에 점심시간은 늘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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