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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박준범기자]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대구에서도 날아올랐다.
우상혁은 1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1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높이뛰기 결승에서 2m30으로 1위를 차지했다. 종별선수권대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발전을 겸해 열렸다. 선수권에서 종목별 1위를 차지한 선수는 아시안게임 우선 선발 대상으로 분류된다. 경기력 향상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남았지만, 사실상 항저우행 티켓을 확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상혁은 이날 2m20과 2m26을 한 번에 넘었다. 이어진 2m30에서는 1차 시기를 실패했다. 그러자 우상혁은 2차 시기에 앞서 스스로에게 기를 불어 넣었다. 그는 “가자!”를 연신 외쳤고, 관중석을 향해선 박수를 유도했다. 그렇게 기를 끌어모은 우상혁은 2m30을 2차 시기 만에 넘었다. 2m30을 넘고서는 포효한 뒤 흥에 넘치는 어깨춤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하지만 2m34를 넘는 데는 실패했다. 우상혁은 관중석과 취재진에 깍듯이 인사한 뒤 ‘거수경례’ 세리머니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1997년에 이진택이 세운 대회 최고 기록(2m34)과 본인 최고 기록(2m36)을 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우상혁이 1위를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이날 운집한 40여 명의 취재진 앞에 선 우상혁은 “경기마다 한국 신기록을 세우는 것이 목표지만,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높이뛰기 선수는 평균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실외 경기를 처음 했는데, 2m30을 뛰었다. 나쁜 기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많은 관심은 동기부여가 되고, 자신감도 상승한다”고 껄껄 웃었다.
우상혁의 올 시즌 실외 경기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4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정상에 섰다. 종별선수권을 시작으로 실외 경기가 이어진다. 그는 “선수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실외 경기가 더 좋다. 개인적으로 답답한 걸 싫어한다. 실외는 더 넓어 보이고, 바의 높이도 낮아 보인다. 바람이 불고 비가 와도 상관없다”고 자신했다.
다음달에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에 나선다. 다이아몬드리그는 상위 랭커들만 참가하는 별들의 무대다. 우상혁의 경쟁자인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과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가 모두 출격할 예정이다. 바심과 탬베리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나란히 2m37을 넘어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7월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우상혁을 기다린다.
우상혁은 “바심과 탬베리를 이기고 싶은 마음은 크다. 탬베리를 한 번 이겼지만, 계속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대회를 치르다 보면 이기고 지고를 반복한다. 중요한 건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큰 대회에서 이기면 된다. 과정에서는 즐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실내에서 우승을 해봤으니, 이번엔 실외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우상혁의 최종 목표는 2024 파리 올림픽이다. “인생 목표도 올림픽”이라고 외친 그는 “올림픽까지 ‘스텝 바이 스텝’으로 나아갈 생각이다. 올림픽의 큰 그림은 사실 그려놨다. 자세한 건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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