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너털웃음을 짓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KIA 김종국 감독은 최근 진지하게 마우스피스 제작을 고민하고 있다. 스트레스 강도가 코치 때보다 훨씬 세기 때문이다. 잦은 실책에 어금니를 꽉 물다 보니 잇몸도 살짝 부어올랐다.

8년째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태형 감독은 어떨까. 김태형 감독은 2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마우스피스가 딱히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가 배꼽 빠진다.

김태형 감독은 “나는 욕을 하니까 어금니를 꽉 물 필요가 없다. 마스크를 쓰기 전에는 이를 꽉 깨물었는데, 지금은 마스크 의무 착용이라 그럴 필요가 없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렇다고 큰 소리로 욕하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혼잣말처럼 속으로 한다. 화가 나면 자기도 모르게 표정이나 입 모양으로 노출될 수도 있어, 마스크가 훌륭한 가리개가 되는 셈이다.

그는 “강승호나 박계범 안재석 같은 어린 선수들은 나를 아직 모른다”며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김)재호나 (오)재원이 같은 베테랑들은 더그아웃에서 화를 내던 내 모습을 너무 잘 알지 않나. 지금은 그 친구들도 나이를 먹었고, 화를 내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경지에 올랐다. 베테랑들에게는 화내거나 잔소리할 필요가 없으니 엉뚱한 상황이 벌어지면 혼자 욕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며 웃었다.

시즌 초반 실책 급증에 “잘하려다 보니 그런 것 아니겠는가”라고 선수들을 보듬은 김 감독은 “로버트 스탁을 비롯해 (이)영하나 (곽)빈이, (최)원준이 등 투수들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버텨준 덕분에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야수들이 힘을 내야 한다. 그럴 때가 됐다”고 바랐다. 화수분 젊은 피들이 화난 김태형 감독의 육성이 마스크 밖으로 터져 나오는 모습을 시즌 끝까지 보지 않기를 바라는 기대심리가 담긴 말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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