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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기복은 있지만, 긍정적인 신호도 엿보였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90승을 따낸 이반 노바(35·SSG)가 KBO리그 연착륙 가능성을 더 높였다.
노바는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어린이날 매치’로 열린 한화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을 5안타 3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선이 1회부터 4점을 뽑아내는 등 7회까지 장단 11안타로 13점을 몰아쳐 어렵지 않게 시즌 3승(1패)째를 수확했다.
이날 투구 수는 총 89개에 불과했다. 투심 패스트볼을 전진 배치해 빠른 공을 노리는 한화 타선의 적극성을 이용했다. 투심과 반대 궤적을 가진 커브를 세컨드 피치로 활용해 완급을 조절했고, 최고구속은 시속 150㎞까지 측정됐다. 정통 오버핸드스로보다는 팔이 낮은데, 주자가 있을 때는 평소보다 조금 더 들어 던지는 등 변화를 주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특히 KBO리그 입성 초기에는 3루쪽 투수판을 밟던 것에서 발끝(엄지발가락)이 플레이트 중간에 위치하도록 서는 등 미세한 변화도 눈에 띄었다. 약점으로 꼽히던 슬라이드 스텝도 킥 동작을 간소화하는 등 KBO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이날 7이닝 3실점 투구는, 노바의 노력이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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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통산 90승을 따낸 관록은 약점을 스스로 보완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노바는 피칭 디자인 등 투구 메커니즘을 스스로 가다듬는 투수다. SSG 김원형 감독은 지난 3일 “구위와 제구가 뒷받침되면 느린 퀵모션을 조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생각이 많아서인지 구위와 제구가 만족스럽지 않으니 조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종도 다양하고 볼 움직임도 뛰어나지만, 좀처럼 장점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무엇보다 지난달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4.2이닝 9실점으로 무너진 뒤 29일 문학 두산전에서도 7이닝 4실점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투구를 해 전환점이 필요했다. 이날 자신의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KBO리그 경력의 변곡점이 될 만한 투구였다.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다음 등판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노바는 “한화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해 기쁘다. 공격적으로 투구한 게 도움이 됐다. 메카니즘도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 나오면 조금씩 바꾸고 있는데,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내가 이기는 것보다 팀이 승리하는 게 늘 우선이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투수, 포수, 야수 등 모든 동료와 힘을 합쳐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만원 관중 앞에서 이런 모습으로 승리해 기분 좋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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