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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지쳐 보였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인천의 왕’ 김광현(34·SSG)이 무패 행진을 이었다.
김광현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정규시즌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지난 3일 문학 한화전(7이닝 1실점) 승리 후 나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마운드에 섰다. 김광현이 닷새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올시즌 처음이다.
스프링캠프를 치르지 않아 스스로 몸상태에 물음표를 안고 개막을 맞이했지만, 구위와 경기운용 능력만으로 물음표를 지워냈다. 지난 등판에서 98개를 던졌기 때문에 체력을 회복해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을지가 궁금했는데, 이날 6회까지 83개를 던지며 3안타 무실점으로 우려를 해소했다. 삼진 8개를 솎아냈고 볼넷은 한 개만 허용했다. 최고구속은 시속 148㎞로 지난 등판(150㎞)보다 떨어졌지만, 평균구속은 시속 145㎞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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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타자가 빠른 공에 포커스를 맞추고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에 볼배합이나 구종 선택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던 숙제도 어느정도 풀어냈다. 1회에는 슬라이더가 밀리는 느낌이 있었지만, 야시엘 푸이그를 상대로 143㎞짜리 고속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뒤 해법을 찾은 것으로 보였다. 이 전까지는 슬라이더가 꺾이는 각을 크게 만들기 위해 힘 빼고 던지려는 인상이 짙었지만, 투구 밸런스를 회복하는 쪽에 초점을 맞춘 뒤 자기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오히려 스플리터 비중을 높여 키움 타선의 노림수를 흐트러뜨린 뒤 슬라이더를 카운트 피치로,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활용해 위기를 벗어났다. ‘김광현다운 투구’가 정답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듯한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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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1사 1, 3루, 2사 2, 3루, 2회 1사 2루, 4회 2사 2루 등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이 때마다 슬라이더를 전면에 내세워 위기를 벗어났다. 김광현은 “타선이 4점만 뽑아주면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는데, SSG 타선은 6회까지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7개와 상대 실책 등으로 6점을 뽑아내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박민호가 김혜성에게 홈런을 맞는 등 2실점 후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마무리 김택형이 고졸(북일고) 신인 박찬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시즌 13세이브(1패)째를 수확해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6-2 승리로 김광현은 시즌 5승(무패)째를 이었다. 평균자책점도 0.47(종전 0.56)으로 낮췄고, 역대 여섯 번째 1500탈삼진에도 5개 차로 다가섰다. 2019년 9월25일 문학 삼성전부터 선발 7연승, 같은해 6월19일 광주 KIA전부터 원정 8연승 행진도 이었다. “내가 등판하는 날은 SSG가 이기는 날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게 가장 큰 목표”라던 주장도 무패행진(5승 1무)으로 지켜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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