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 4대 메이저 종목 가운데 신생팀(Expantion Team)으로 가장 성공한 팀은 NBA 마이애미 히트다.
히트는 1988년에 창단됐다. 창단 후 통산 6차례 파이널에 진출해 3차례 우승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와 NBA는 1961년부터를 ‘신생팀 시대’로 일컫는다. MLB 신생팀 최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뉴욕 메츠와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2회 우승이다. NBA는 1966년에 창단된 시카고 불스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함께 6차례 우승으로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올시즌 히트는 동부 콘퍼런스 준결승에서 필라델피아 76ers를 4승2패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최근 3년 사이 2020년, 2002년 두 차례 콘퍼런스 결승이다. 17일부터 2번 시드인 보스턴 셀틱스와 7전4선승제 승부를 벌인다.
히트의 감독은 에릭 스포엘스트라(51)다. 2008년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레전드 그렉 포포비치 감독 다음으로 한 팀 최장수다. 포포비치는 1996년부터 26년 재임해 미 프로스포츠 팀 사상 최장수 기록을 연장하고 있다.
스포엘스트라는 필리핀계 출신이다. 아시안-아메리칸으로는 4대 종목 유일한 우승 감독이다. 2012, 2013년 히트의 르브론 제임스 시대를 열면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스포엘스트라는 히트의 현 농구단 사장 팻 라일리가 발탁했다. 아마추어 경력은 미미하다. 포틀랜드 대학을 나와 NBA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대학 졸업 후 나이키 신발 박스 정리 근로자로 일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TuS 허텐의 코치로 처음 프로 경력을쌓았다.
운명은 라일리 감독과 만나면서 바뀌었다. 라일리 감독은 이미 LA 레이커스를 4차례나 우승시킨 명장. 뉴욕 닉스를 거친 라일리 감독은 1995년 히트에 영입됐다. 스포엘스트라는 라일리 감독 밑에서 1997년 비디오 분석과 스카우팅 부장, 코치로 경력을 단계적으로 밟았다.
|
2006년 히트를 우승시킨 라일리 감독은 2008년 지휘봉을 놓고 프런트 사장으로 영전했다. 라일리는 자신의 코치였던 성실맨 스포엘스트라를 감독으로 발표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 라일리 후임으로 경력이 미미한 스포엘스트라에게 감독 자리는 매우 부담됐다.
2010년 현역 최고 선수 르브론 제임스가 프리에이전트로 이적하면서 스포엘스트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히트는 르브론-드웨인 웨이드-크리스 보시 등 친구 3명이 힘을 모아 단숨에 슈퍼팀을 만들면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첫 해 시즌 도중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팬들과 언론은 르브론이 있을 때 라일리가 감독을 다시 맡아 우승을 이끌어야 한다는 압박이 대단했다. 라일리 사장은 버텼다. 스포엘스트라는 좌불안석이었다. 결국 르브론이 4년 동안 히트에 있으면서 4년 연속 파이널 진출과 두 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감독의 공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워낙 뛰어난 슈퍼팀 구성으로 감독의 지도력은 뒷전이었다. 한 차례도 올해의 감독상을 받지 못하고 저평가된 이유다.
스포엘스트라의 능력은 르브론, 웨이드 보시 등이 모두 떠난 뒤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을 때 드디어 인정받았다. 2020년 버블 플레이오프 때 비록 LA 레이커스에 2승4패로 패했지만 스포엘스트라의 히트는 실력으로 평가받았다.
셀틱스와 콘퍼런스 결승을 뚫고 팀을 다시 NBA 파이널로 진출시킬 때 스포엘스트라는 NBA 정상급 감독 반열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