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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두산 김태형(55) 감독은 선수 평가의 기준이 높고, 까다롭다. 이런 감독이 오히려 ‘말리는’ 선수도 있다. 너무 열심이라 문제란다. 외국인 투수 로버트 스탁(33)이 주인공이다.
김 감독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전을 앞두고 “더 좋아지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다. 감독 입장에서 봤을 때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싶을 정도다. 그냥 자기 공 던지면 된다. 공이 좋지 않나”고 말했다.
스탁은 전날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5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6승째다. 팀 내 다승 1위다. 리그 전체로 봐도 공동 3위. 시즌 성적도 좋다. 12경기 73.1이닝, 6승 3패, 평균자책점 2.70을 만들고 있다.
볼넷이 살짝 많기는 하다. 대신 시속 150㎞를 훌쩍 넘는 강속구가 일품이다. 미국에서는 주로 불펜으로 뛰었기에 이닝 소화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경기당 6이닝 이상 소화하고 있다. 나쁘지 않다.
더 잘하려는 욕심도 많다. 매사 ‘열심’이란다. 이 부분이 감독은 걱정이다. 김 감독은 “투수가 매 경기 100%로 던질 수는 없다. 실투는 나올 수 있다. 실투를 맞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스탁이 실투에 예민하더라”고 짚었다.
이어 “더 좋은 공을 던지려고 노력한다. 지금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는데 부족한 부분에 예민하다. 의식을 하다 보니까 변화를 주려고 한다. 실밥 잡는 것까지 바꿔보더라. 안 그래도 된다. 지금 공도 충분히 좋다. 그 공을 던지면 된다. 자칫 안 좋은 쪽을 개선하려다가 잘되던 것을 잃을까 걱정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속이 떨어지거나, 체력이 떨어지는 그런 징후도 없다. 염려했던 것이 사실인데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몸 상태를 꾸준히 체크하고 있는데 이상이 있다는 이야기가 없다. 생각보다 괜창히 잘하고 있다. 좋다”며 호평을 남겼다.
지난 시즌 MVP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외국인 투수가 스탁 1명 뿐이다. 일단 스탁이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너무 열심히 해서 감독이 말리는 투수. 두산의 복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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