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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실전을 소화한지 긴 시간이 지났으나 예상한 일이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투수로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고 수술 후 재활 과정 또한 길 수밖에 없다. 그래도 한 걸음씩 꾸준히 내딛으며 다시 마운드를 응시한다. LG 베테랑 좌투수 차우찬(35)이 순조롭게 재활에 임하고 있다.
어느덧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 마지막 단계까지 왔다.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조브 클리닉에서 어깨 수술을 받은 차우찬은 최근 ITP 거리를 50m까지 늘렸다. ITP 마지막 단계로 이를 넘어서면 평지에서 투구,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 등에 임한다. 라이브 피칭 다음은 실전이다.
LG 김용일 수석 트레이닝 코치는 17일 차우찬에 대해 “실전 시점을 여름으로 보고 있다”며 “어깨 수술의 경우 재활 과정이 길고 정말 어렵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2020년 전반기 이후에는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긴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으나 도쿄 올림픽 참가가 치명타가 됐다. 도미니카와 3위 결정전 당시 마운드가 흔들리자 급하게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랐고 이후 어깨 컨디션이 크게 악화됐다. 결국 기약없이 긴 재활을 각오한 채 수술대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의학 기술의 발전과 체계적인 재활로 성공 사례가 늘고 있지만, 그래도 30대 중반 투수에게 어깨 수술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김 코치 또한 수술 당시 차우찬의 복귀 시점을 2023년으로 내다봤다. 사실상 복귀 시점을 뚜렷히 잡을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차우찬은 오로지 복귀만 바라보며 험난한 재활 과정을 극복하고 있다.
2017년 LG와 FA 계약을 맺은 차우찬은 2020년 전반기까지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았다. 기복은 있었으나 내구성은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뛰어났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514이닝을 투구했다.
지난해 여름 약 1년 만에 1군 마운드에서 선 후에도 어느정도 경쟁력을 보였다. 구속이 140㎞까지 찍히는 날에는 선발투수로서 임무를 완수했다. 2021년 복귀전이었던 6월 6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무실점, 6월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2실점, 6월 18일 잠실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했다. 그러나 이후 두 경기에서 고전했다. 6월 26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7실점(6자책), 7월 5일 잠실 한화전에서 1.1이닝 5실점한 후 위험을 무릅쓰고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다.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올시즌 LG는 선발투수가 특히 그렇다. 현재 이민호, 김윤식, 임찬규가 토종 선발진을 구성하고 있는데 이민호 외에는 부진 혹은 관리 차원에서 한 번씩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확장 엔트리가 시행되는 9월부터 차우찬이 열흘 간격으로만 선발 등판해도 팀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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