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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말린스 루키 제라 엔카나시온이 20일 MLB 데뷔 뉴욕 메츠전에서 그랜드슬램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 재즈 치솔름의 환영을 받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의 6월 세 번째 일요일은 아버지의 날이다. 이 때는 예외없이 PGA투어 US오픈 메이저 대회의 마지막 날이고, 미국의 국민여가(National pastime) 메이저리그가 늘 벌어진다.

파더스 데이에 MLB에서는 매우 감동적인 장면들이 많이 연출됐다. 물론 이를 화제로 만드는 방송사의 역할이 있기에 가능하다. 스포츠에서 방송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국내 방송사는 이런 점에서 매우 미흡하다. 파더스 데이에 MLB 구장에서 벌어졌던 ‘Baseball is Beautiful’ 장면을 모았다.

▲ 워싱턴DC 내셔널스 파크.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구장 우측 외야 2층 스탠드에서 한 중년 팬이 후안 소토의 홈런볼을 잡았다. 단순한 홈런볼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장에 에이던, 필립 두러한 부자와 가족이 함께 관전하면서 아버지가 홈런볼을 잡은 것.

전날 아들이 야구장에 가자고 했는데 아버지가 피곤하다며 다음에 가자고 미뤘다. 그러나 아들이 “아빠! 만약에 야구장 2층 스탠드에 앉으면 소토의 홈런볼을 잡을 수 있다”고 설득해 횡재했다. 아버지의 날 부친 에이던은 지역 방송과 인터뷰에서 “60년 만에 홈런볼을 처음 잡았다”고 기뻐했다. 홈런볼로 그치지 않았다. 홈런볼에 홈런타자 소토의 사인도 받고 라커룸 앞에서 워싱턴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과 기념사진까지 찍는 행운을 누렸다.

▲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 휴스턴 애스트로스 루키 지명타자 JJ 매티제빅(26)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생애 첫 안타를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홈런볼은 외야 좌측 스탠드에 떨어지면서 여러 차례 튀기며 16세의 팬 라일란 프리맨이 잡았다.

구단 직원은 매티제빅의 첫 안타인 터라 선수에게 건네 주려고 ‘물물교환’을 제시했다. MLB 네트워크는 역대급 교환이라고 설명했다. 한 패널은 스콧 보라스를 연상케한다고 놀라운 협상력을 평가했다. 이 팬은 애스트로스 티켓 6장과 경기전 배팅훈련을 볼 수 있는 티켓도 6장, 호세 알튜베 사인볼과 교환했다. 여기에 저스틴 벌랜더가 사인한 저지도 덤으로 받았다. 파더스 데이에 생애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

▲ 뉴욕 시티필드. 마이애미 말린스는 뉴욕 메츠전을 앞두고 마이너리그에서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제라 엔카나시온(24)을 승격시켰다. 동료인 현역 최고 투수인 같은 도미니카 공화국의 샌디 알칸타라는 전날 엔카나시온을 격려하면서 “네가 안타나 홈런을 치게 되면 선물 하나 주겠다”고 약속했다.

엔카나시온은 알칸타라가 등판한 20일 MLB 데뷔전을 치렀다. 첫 타석 삼진, 두 번째 타석 땅볼로 물러난 뒤 세 번째 타석에서 0-1로 뒤진 7회 불펜의 세스 루고의 볼을 밀어쳐 우월 그랜드슬램을 작성했다. 생애 첫 안타가 만루홈런이었다. 알칸타라는 엔카나시온의 만루포로를 시즌 7승을 거뒀다.

1900년 이후 MLB 데뷔전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린 경우는 1968년 보비 본즈를 포함해 역대 5번째 선수다. 엔카나시온은 데뷔전에서 만루홈런, 도루, 외야 어시스트를 동시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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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대신 물세례받는 아버지. 20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생애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작성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아들 버디 케네디와 아버지가 인터뷰를 하는 도중 승리 물축하를 받고 있다. 피닉스(애리조나주)|AFP연합뉴스

▲ 애리조나 체이스필드. 다이아몬드백스 유망주 2루수 버디 케네디(23)는 18일에 콜업돼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데뷔 3경기 만에 홈런을 터뜨렸다. 아버지가 체이스필드에서 관전하는 가운데 생애 첫 홈런이 만루홈런이 됐다. 파더스 데이에 아버지 클리프튼과 아들 버디의 감격은 남달랐다.

경기 후 다이아몬드백스 전담방송 밸리스포츠는 부자를 함께 인터뷰했다. 보통 승리를 축하하는 물 세례 세리머니를 선수에게 하는데 이날은 아버지의 날로 부친에게 부었다. 케네디는 오프시즌 LA 에인절스 스타플레이어 마이크 트라웃과 훈련을 함께 하는 절친한 사이다. 같은 뉴저지주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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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루키 잭 서윈스키가 20일(한국 시간) SF 자이언츠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뒤 박효주를 비롯한 동료들의 격한 환영을 받고 있다. 피츠버그(펜실베이니아주)|AP연합뉴스

▲ 피츠버그 PNC파크. 2루수 박효주의 시즌 첫 홈런은 루키 잭 서윈스키(23)의 한 경기 3홈런 및 끝내기홈런에 묻혔다. 외야수 서윈스키는 SF 자이언츠에서 4회 2-2 동점을 만드는 첫 홈런을 시작으로 6회, 9회 끝내기 홈런으로 파더스 데이에 피츠버그 팬들에게 최대 선물을 안겼다. 루키의 3홈런 끝내기 홈런의 동시 작성은 서윈스키가 MLB 처음이다. 3홈런이 모두 솔로포로 3타점 밖에 작성하지 못했고 피츠버그는 4-3으로 이겼다.

특정 선수 3홈런으로 가장 적은 점수 차 승리 타이다. 2016년 6월4일 LA 다저스 코리 시거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한 경기 3홈런을 터뜨렸으나 스코어는 4-3으로 이긴 적이 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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