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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고영준(왼쪽부터), 수원FC 이기혁, 서울 강성진.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축구대표팀 ‘벤투호’의 2선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11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나서는 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동아시안컵은 의무 차출 조항이 없어 해외파들은 모두 소집되지 않는다. 26명의 명단엔 벤투 감독의 선택을 줄곧 받아 온 나상호(FC서울), 조규성(김천 상무), 백승호, 송민규(이상 전북 현대) 등이 포함됐다.

여기엔 처음 발탁된 선수가 5명이었는데, 2선 자원으로 분류되는 자원이 3명이나 됐다. 포항 스틸러스 고영준, 서울 강성진, 수원FC 이기혁이 그 주인공이다. 벤투 감독은 “새롭게 뽑힌 선수들은 최근 K리그에서 좋은 기량을 발휘하고 있어 눈여겨봤다. 훈련할 기간이 짧아 아쉽지만, 대표팀이 추구하는 전술과 철학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고영준은 올 시즌 포항의 주축 자원이다. 20경기를 뛰었다. 주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인데 2골2도움으로 공격 포인트가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고영준은 공간을 찾는 움직임 그리고 이후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로 상대 수비진 공략에 힘을 쓴다. 유기적인 움직임과 연계 플레이에도 능해 벤투호에 적합한 자원이다.

강성진도 시즌 초반과 달리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익수볼’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왼발잡이인데 오른쪽 측면에 서는 반대발 윙어다. 측면 돌파보다는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 자신의 장기인 왼발 슛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저돌성과 적극성을 보유했다. 올 시즌 19경기에서 1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기혁은 고영준과 강성진보다는 존재감이 크지는 않다. 22세 이하(U-22) 자원으로 출전 시간은 경기당 34.5분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선에서의 왕성한 활동량과 전방 압박이 뛰어나다. 벤투 감독이 이기혁을 선택한 이유로 보인다.

벤투호에서 가장 치열한 포지션이 2선이다. 황희찬(울버햄턴)을 비롯해 권창훈, 나상호 등이 여전히 건재하고 6월 A매치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알린 정우영(프라이부르크)도 있다. 경쟁을 단 번에 뚫기엔 시간도 기회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고영준, 강성진, 이기혁은 모두 자신만의 강점과 특징을 보유하고 있다. 훈련에서나 또 뛸 수도 있는 실전에서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다면, 기회가 또 찾아올 수 있다. 그만큼 아직은 벤투호에 문이 열려 있다는 뜻도 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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