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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훈련만이 답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훈련에도 한계는 있다. 싸우고 부딪히고 깨져봐야 또 다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임도헌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이 ‘경험’을 강조한 이유다.
임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발리볼챌린저컵에서 최종 3위에 올랐다. 8강 호주를 3-2로 잡았지만 4강 튀르키예에 0-3으로 패한 뒤 체코와 3~4위 결정전에서 3-2로 이기면서 2승1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실 궁극적인 목표 달성은 불발이다. 챌린저컵 우승으로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복귀, 그리고 2024 파리올리픽 본선 무대를 목표에 뒀지만 튀르키예 벽을 넘지 못했다.
마냥 좌절하기엔 이르다. 수확도 있다.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한국으로서 젊은 자원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허수봉 박경민(이상 현대캐피탈), 임동혁(대한항공), 임성진(한국전력) 황경민(삼성화재) 등이 경쟁력을 보여줬다.
미래 자원의 발견, 이후가 중요하다. ‘경험’을 쌓아야 할 때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선 안 된다. 더 싸우고 부딪히고 깨져야 한다. 임 감독이 입이 마르고 닳도록 ‘경험’이라는 단어를 강조한 이유다.
임 감독은 “외국은 국내와 다르다. 스스로 부딪히면서 자기만의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 그건 연습으로 되는 게 아니다. 싸움을 잘하는 사람에게 물어봤는데 많이 맞으면 아프니까 어떻게든 이길 방법을 찾는다고 하더라. 마찬가지다. 부딪혀야 한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임동혁은 짧은 출전 시간에 많은 걸 얻었다고 했다. 33점 맹폭으로 체코를 무너뜨린 그는 “신장이 큰 팀과 경기해보니 확실히 도움 됐다. 한 경기지만 배운 게 많다. 국내에서 해오던 공격은 잘 먹히지 않아서 다른 해결방안을 찾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알겠다”고 했다.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한다. 남자배구대표팀은 오는 7일부터 14일까지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 출전한다. ‘경험’이라는 중요한 자산을 쌓을 기회다. 당장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남자배구의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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