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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고산 지대의 악몽인 것일까. UFC에서 보기 드문 1라운드부터 완전히 탈진한 모습이 나왔다.
파울로 코스타(32·브라질)는 21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비빈트 아레나에서 열린 UFC 278 미들급 코메인 이벤트에서 3라운드 내내 치열한 공방을 벌인 끝에 루크 락홀드(38·미국)를 심판 전원 만장일치로 눌렀다.
경기가 열린 솔트레이크시티는 평균 해발 1300m의 고산 지대에 위치한 도시이다. 이 부분이 영향을 끼쳤을까.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평소보다 일찍 지치고 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메인카드에서 고산 지대의 희생양은 루크 락홀드였다.
락홀드는 우월한 신장과 리치를 활용해 선공을 펼쳤다. 그러나 코스타는 그라운드로 끌고 내려갔고 상위 포지션에서 압박을 펼쳤다. 락홀드는 암 트라이앵글을 걸었지만 코스타는 빠져나왔다. 코스타의 압박에 락홀드는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일어선 락홀드는 지친 기색을 보였다. 1라운드가 끝나고 락홀드는 무릎을 손으로 짚는 모습으로 충격을 안겼다. 아직 1라운드임에도 완전한 탈진 상태였다.
2라운드가 시작되자 락홀드는 언제 그랬냐는 듯 펀치 정타를 날렸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고 락홀드는 왼손 잽과 돌려차기로 코스타에 반격했다. 그러나 락홀드는 전 라운드에서 체력 소진으로 중간중간 무릎을 손으로 짚으며 완전히 지친 모습을 보였다.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코스타의 로블로 반칙으로 타임이 선언됐다. 경기 재개 후 락홀드는 휘청거리면서도 잽을 날리며 경기를 이어갔다.
마지막 3라운드에 락홀드가 코스타를 넘어뜨렸지만 코스타는 빠르게 스탠스를 회복했다. 락홀드는 투수가 공을 던지는 듯한 동작으로 팔을 휘저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락홀드를 본 코스타가 뒷짐을 지며 약올렸다. 코스타는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 후 상위 포지션에서 압박했다. 이어서 락홀드를 뒤집고 백에서 초크를 걸었다. 경기 막판 락홀드는 혼신의 힘을 다해 몸을 뒤집어 상위 포지션으로 갔다. 그리고 코스타의 얼굴을 턱수염으로 마구 비비며 경기는 종료됐다.
결국 심판 전원 만장일치로 승리는 코스타에게로 돌아갔다. 채점 결과는 30-27이었다. 전체 타격 숫자에서 코스타는 106-57로 락홀드를 압도했다. 두 미남 파이터의 대결은 탈진한 락홀드의 막판 턱수염 공격이 팬들에게 충격과 웃음을 안긴 명승부(?)로 끝났다. 락홀드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은퇴 발언 후 경기장을 떠났다.
이로써 UFC 미들급 랭킹 6위 파울로 코스타는 전 미들급 챔피언 루크 락홀드를 꺾고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통산 전적은 16전 14승 2패이다.
반면 루크 락홀드는 2019년 6월 얀 블라코비치전 패배 이후 3년 만에 돌아왔지만 공백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통산 전적 22전 16승 6패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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