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순천=정다워기자] 여자배구의 인기는 여전했다.
지난 13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개막해 20일 막을 내린 2022 순천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는 흥행에 대성공했다. 사실상 전 경기가 매진된 가운데 20일 결승전도 3022명의 관중이 체육관을 가득 채워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V리그 최고의 스타인 김연경(흥국생명)이나 김희진(IBK기업은행) 없이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맞대결이 열렸는데 흥행에 큰 걸림돌은 되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여자배구대표팀의 국제 대회 부진 후 곧바로 열렸기 때문에 관계자들 사이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경기 전패를 당했다. 김연경과 양효진(현대건설) 등 주요 선수들의 은퇴를 고려해도 분명 망신스러운 결과였다.
한국에서 프로스포츠는 국제 대회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축구만 봐도 월드컵이나 올림픽, 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과가 프로축구 K리그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농구나 야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자배구의 경우 VNL에서의 부진이 프로배구도 자칫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기에 충분했다.
컵대회 개막 전 악재는 또 있었다.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많아 대다수의 팀들이 100%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대회 직전 코로나19에 확진된 선수들도 여럿 나왔다. 전체적으로 흥행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현실은 달랐다. 대회가 열린 일주일 내내 팔마체육관은 생동감이 돌았다. 폭염이나 폭우, 평일 낮 경기라는 변수도 컵대회를 방해하지 못했다. 여자부 12경기 전체 관중수는 2만5552명으로 경기당 2129명에 달했다. 단 3경기에만 관중이 1000명 이하만 들어왔고, 3000명이 넘은 경기도 3회나 됐다.
최대 흥행 카드는 당연히 김연경이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으로 복귀한 김연경은 대회 내내 화제를 끌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100% 몸 상태가 아님에도 조별리그 두 경기에 출전해 박수를 받았다. 준결승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전국구 스타답게 순천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김연경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김희진 역시 팬덤을 몰고다녔다.
두 선수가 없는 다른 팀들의 경기도 흥행에 충분히 성공했다.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맞대결도 결승전답게 양 팀 팬의 뜨거운 응원전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개인 팬덤과 별개로 비교적 균형감 있게 대다수의 팀들이 인기를 실감한 대회였다.
무엇보다 국제 대회에서의 부진을 뒤로 하고 V리그가 여전한 상품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이 긍정 요소다. 지금의 인기를 유지할 만한 실력과 내실까지 쌓는다면 V리그 여자부는 프로스포츠로서 한 단계 도약할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대회였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