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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 시즌2 테마는 성적이다. 구도(球都) 부산의 상징인 사직구장을 ‘세계 최대의 노래방’으로 다시 일으키는 것이 목표다. 그 첫 단추가 외국인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34)의 잔류다.
롯데는 지난달 스트레일리와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연봉 40만달러(약 5억4800만원)를 받고 KBO리그에 재입성한 스트레일리는 내년 연봉 100만달러(약 13억7000만원)에 이미 계약을 맺었다. 성장과 육성 기조로 지난 3년간 리모델링에 집중한 성민규 단장의 프로세스가 성적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한다.
롯데그룹 핵심 관계자는 “성 단장이 5일 계약 연장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이 계약 만료일이었는데 자이언츠 구단과 롯데 그룹 모두 성 단장 재계약에 이견이 없었다. 세부 계약조건 등을 조율하는 ‘행정절차’만 남았을 뿐 성 단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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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동행을 결정한 자이언츠와 성 단장은 내년시즌 뚜렷한 과제를 안고 출발한다. 젊은 선수 중심으로 팀을 재편하고, 래리 서튼 감독과 함께 ‘두려움 없는 야구’를 체득하는 데 지난 3년을 투자했다면, 내년부터는 포스트시즌 진출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그 첫 번째 과제는 부동의 에이스 확보인데, 성 단장은 스트레일리를 재영입하는 과정에 일찌감치 다년계약을 제시, 사인을 끌어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스트레일리를 영입할 때부터 다년계약을 진행했다. 올 시즌 남은 경기를 고려해 40만 달러, 내년은 100만 달러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100만달러는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이자 최소한의 자존심이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롯데는 100만달러를 보장하는 것으로 스트레일리를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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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일리의 다년 계약은 성 단장이 내년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미 검증된 선발자원이기 때문이다. 2020년 KBO리그에 데뷔해 15승(4패) 평균자책점(ERA) 2.50으로 1선발 지위를 따낸 스트레일리는 지난해에도 10승(12패) 투수 반열에 올라 선발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메이저리그 도전 등을 이유로 올시즌 전 결별했지만, 자이언츠의 끈질긴 설득에 다시 태평양을 건넜다.
돌아온 에이스는 진화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복귀 후 치른 다섯 경기에서 평균 6이닝을 소화했고, 4승 무패 ERA 1.50으로 맹활약 중이다. 체인지업 완성도가 높아져 운신의 폭을 넓혔고, 마운드 위에서 주눅들지 않는 투구로 롯데 젊은 투수들에게 교과서 역할도 하고 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고, 장기레이스에서는 선발진이 두터운 팀이 웃을 수밖에 없다. 스트레일리를 중심에 놓고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와 국내 선발 한 두명이면, 싸움이 된다.
롯데는 찰리 반즈가 가능성을 증명했고, 박세웅 서준원 이인복 나균안 김진욱 등 젊은 투수들도 경험을 쌓았다. 이대호가 은퇴하지만, 베테랑인 전준우 안치홍 정훈 삼총사에 한동희를 필두로 한 젊은 야수들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안방만 보강하면, 내년에는 5강 이상 노려볼 만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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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난 3년간 성 단장 체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필요하다. 지난 3년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구단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아직은 팀이 하나로 뭉쳐있다는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결과를 내지 못하니 성 단장이 강조한 ‘프로세스’에도 물음표가 달렸고, 그룹과 구단의 신임을 받은만큼 이를 느낌표로 바꿔야 한다.
시즌2 개막 첫 행보로 스트레일리 잔류에 성공한 성 단장은 이달 중순 열릴 신인드래프트를 시작으로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팬들을 납득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팀을 단기간에 탈바꿈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어려운 것을 해내는 것이 곧 단장의 능력이다. 성 단장이 시즌2에서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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