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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방탄소년단(BTS)의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장소가 안전사고 등의 우려로 결국 변경됐다. 이미 야기된 혼란이지만, 이제부터라도 ‘10만명 최대 규모’라는 양보단 공연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을 질적인 면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
방탄소년단은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홍보대사를 맡아 오는 10월 15일 부산시를 위해 무료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무려 10만 명 규모다. 방탄소년단의 역대 국내 콘서트 중 최대 규모다. 그러나 공연 계획이 알려지자마자 안전 문제에 대한 목소리가 곧바로 나왔다.
방탄소년단이 처음 공연 장소로 예고한 기장군 일광 일대는 한국유리공업 부산공장의 옛 부지로, 진입로도 좁고 10만명의 관객이 모이기에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또한 화장실과 식당 등 기초 인프라 부족 문제와 함께 인근 숙박시설 부족으로 숙박료까지 크게 치솟으면서 콘서트 개최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그간 제기된 안전 불감증 문제 등을 수렴해 부산시와 하이브는 부산 기장군 특설무대에서 연제구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다만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의 최대 수용 인원은 5만 6000명가량으로 최대 수용 인원은 8만여 명이다. 장소 변경에 따른 공연 좌석 및 상세 내용은 차후 발표할 예정이나, 장소 변경에 따른 관객 인원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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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그간 국내 잠실 주경기장, 해외에선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5만여명 규모로 공연을 이어왔다. 대규모 공연장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 역시 6만명 규모였다. 시설 규모 면에선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었지만 교통 혼잡과 안전 문제 등의 이유로 축소된 것이다. 따라서 과연 부산시가 10만 규모의 공연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건 당연지사다. 공연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웸블리 스타디움보다 더 안전한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가 부산시와 소속사에게 주어졌다.
여러 면에서 볼 때 공연 규모의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방탄소년단 팬덤인 아미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팬들은 앞서 예정됐던 부산 기장군 특설무대의 안전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히 공연축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팬들은 “공연을 직접 보러가지 못하더라도 아티스트와 팬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오랜만의 완전체 공연인데 안전사고 등이 발생하면 오히려 아티스트의 이미지만 퇴색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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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우려처럼 준비가 미흡한 특설무대 10만 공연은 되려 부산시와 방탄소년단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다. ‘최대 규모’라는 양적인 부분보다는 행사 내용의 질적인 부분에 더 치중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 등에 따르면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인근 연제구와 동래구 등의 호텔이 1박에 100만원에 육박한 숙박료로 거래되고 있고, 이마저도 대부분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더군다나 공연 전날인 14일 금요일까지 진행되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로 부산은 15~16일인 주말까지도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는 “현장점검반을 편성해 점검과 단속을 지속적으로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이란 의미 외에도 팀활동 잠정중단을 선언한 방탄소년단이 오랜만에 나서는 완전체 행사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작도 전에 삐걱거리고 있는 이번 공연이 전세계에 부산시를 알리고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도록 내실 다지기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빅히트뮤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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