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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이 최근 스포츠서울과 추석특집 인터뷰 이후 독자에게 명절 덕잠을 건네며 포즈를 하고 있다. 제공 | SJ스포츠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카타르 월드컵, 국민에게 울림을 주고싶다.”

K리그를 평정하고 유럽으로 떠난지 어느덧 4년이 흘렀다. 축구국가대표 벤투호의 ‘엔진’ 이재성(30·마인츠)은 한층 농익은 퍼포먼스로 ‘빅리그 2년 차’를 보내고 있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전성기의 이재성’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스포츠서울과 추석특집 인터뷰를 통해 독일 남서부의 작은 도시 마인츠의 삶과 커리어 두 번째 월드컵 비전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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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츠 이재성이 지난달 20일 아우크스부르크와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극장 결승골로 팀 2-1 승리를 이끈 뒤 포즈를 하고 있다. 출처 | 마인츠05 구단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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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예감 좋은 ‘극장골’…절친+아파트 주민이 도왔네

전북 현대 소속으로 2017년 ‘K리그 MVP’를 수상한 이재성은 이듬해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2부 홀슈타인 킬을 통해 유럽 무대에 데뷔했다. ‘킬의 기둥’으로 활약한 그는 지난해 여름 1부 소속 마인츠로 적을 옮기며 빅리거로 거듭났다. 첫 시즌 30경기를 뛰며 4골3도움으로 연착륙했다. 2022~2023시즌에도 전술의 만능열쇠다.

지난달 20일 아우크스부르크와 3라운드 원정은 잊지 못할 경기다. 후반 조커로 투입된 이재성은 1-1로 맞선 종료 직전 아론 마틴이 왼쪽에서 올려준 공을 헤더로 ‘극장골’을 터뜨렸다. 동료 뿐 아니라 구단 관계자가 그라운드에 나와 이재성을 끌어안았고, SNS에도 사진이 나돌았다. 그는 “우리가 5년 동안 아우크스부르크 원정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코치진부터 선수 모두 그 경기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랐는데, 내가 결승골을 넣을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특히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스페인 출신 마틴은 이재성과 가장 가까운 동료다. 그는 “마틴과 같은 아파트에 산다. 출퇴근할 때 같은 차를 이용하고 장난도 치고 잘 지낸다”며 “지난 시즌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열풍을 불 때 많은 관심을 보이더라. 내게 한국어로 인사는 어떻게 하냐, 고맙다는 표현은 무엇이냐 등 물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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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마인츠05 구단 공식 SNS 캡처

◇풀기니는 좋은 경쟁자 “패스 잘 맞고 생각 비슷해”

이재성은 올시즌 안젤로 풀기니라는 경쟁자를 만났다. 지난시즌까지 프랑스 리그1 앙제 소속으로 뛴 풀기니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재성과 역할이 비슷하다. 둘은 전술에 따라 2선에 함께 배치되거나, 선발-교체로 번갈아가며 뛰고 있다. “경쟁은 늘 당연하다”고 말한 이재성은 “풀기니는 공을 잘 소유하고 빠른 드리블이 장점이다. 배울 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성은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드리블과 기회 창출에 능하다. 풀기니와 상생도 그릴 만하다. 그는 “실제 훈련할 때 풀기니와 패스가 잘 맞고 생각도 비슷하다. 같이 뛰면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만능열쇠’라는 별칭답게 이재성은 올시즌 3선 지역에도 활용되고 있다. 그는 “(보 스벤손) 감독께서 팀 전술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설 수 있으니 준비하라고 했다. 그쪽에 적합한 선수는 아니지만, 빌드업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두 명의 볼란테(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면 한 명은 터프하게 수비하고, 다른 한 명은 공격적으로 연계해야 한다. 난 공격 지역에 패스를 넣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장 밖에서는 산책을 즐긴단다. 또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재성은 한인교회 생활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는 “교회 청년들과 자주 교류하고 예배도 한다. 운동 외 평범한 삶이 내게 힐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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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카타르서는 꼭 즐기고파…“벤투호 4년 믿음 크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이재성은 역사적인 독일전 승리에 기여했다. 다만 처음 치르는 월드컵 본선이었던 만큼 중압감이 컸단다. 그는 “멋모르고 할 때 가장 무섭다고 하지 않느냐. 그런데 당시엔 시작도 하기 전에 너무 큰 부담과 압박을 받았다. 자신 있게 못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월드컵을 알고 도전하니 오히려 무섭고 두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카타르에 가면 꼭 즐기면서 국민에게 울림을 주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또 “우리가 한 감독(파울루 벤투) 체제에서 4년을 준비하지 않았느냐. 선수도 큰 변화가 없다. 방향성을 잘 알기에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끝으로 이재성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많은 축구 팬이 우리 경기를 보고 응원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응원에 진실한 노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성은 추석 연휴기간인 오는 10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호펜하임과 6라운드 원정 경기에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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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SJ스포츠

이재성 추석인사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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