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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글래스고=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살벌하기로 소문이 난 스코틀랜드 레인저스 안방도 ‘한국산 괴물수비수’에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팀의 2연승에 이바지했다. 그는 1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UCL 조별리그 A조 2차전 레인저스와 원정 경기에서 아미르 라흐마니와 센터백 듀오로 선발 출격해 팀의 3-0 대승에 힘을 보탰다. 리버풀(잉글랜드)과 1차전에서 4-1 대승한 나폴리는 2승째(승점 6)를 기록했다. 레인저스는 2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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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나폴리에 입성한 김민재는 세리에A 5경기와 UCL 2경기 모두 선발 출격하며 붙박이 센터백으로 거듭났다. 이날 매치 매거진 나폴리 선수단 소개 페이지에도 김민재는 메인 플레이어로 등장, 그의 존재 가치를 느끼게 했다.
이 경기는 영국 여왕 서거로 인해 킥오프가 24시간 연기됐다. 킥오프 전 추모 행사도 열렸다. 게다가 레인저스 선수들은 최근 셀틱과 리그 라이벌전, 아약스와 UCL 1차전 모두 0-4 대패하며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5만여 홈 팬 앞에서 나폴리만큼은 잡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날 콜롬비아 출신 알프레도 모렐로스를 처음으로 선발 원톱으로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모렐로스는 킥오프 30초에 한 차례 날카로운 헤딩 슛을 시도한 것을 제외하고 줄곧 김민재의 그림자 수비에 갇혔다. 김민재는 경기 내내 모렐로스의 동선을 주시하며 철통 방어를 뽐냈다. 모렐로스와 일대일 경합에서 우위를 점했을뿐더러, 그를 향한 레인저스 선수의 침투 패스도 노련한 태클로 저지했다. 또 팀이 공격으로 올라설 땐 특유의 속도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상대 2선까지 침투해 빌드업에 관여했고, 세트피스 때도 위협적인 공중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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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이날 공중볼 경합 4회, 인터셉트 3회로 양 팀 최다를 기록했고 키패스도 1회였다. 특히 UCL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민재는 조별리그 2경기에서 총 20.09㎞를 뛰었다. 평균 10.05㎞다. 활동량이 많은 미드필더가 10㎞ 이상을 소화하는 것을 고려할 때 최후방 수비 자원인 김민재의 활동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느낄만 하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안정적인 방어 속에서 레인저스와 기 싸움을 이겨냈다. 나폴리는 후반 상대 제임스 샌즈가 퇴장하며 수적 우위를 안았다. 후반 23분 마테오 폴리타노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터진 뒤 막판 ‘교체 자원’ 자코모 라스파도리, 탕귀 은돔벨레의 연속포가 나오면서 세 골 차 승리했다.
경기 직후 관중석에서는 팀의 연이은 참패에 화가 난 다수 레인저스 팬이 그라운드에서 마무리 운동 중이던 나폴리 선수를 향해 돌진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다행히 현장 안전 요원이 달려들어 제지하면서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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