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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속상합니다. 전 정권이 추진했다고 무조건 반대하니. 막무가내로 안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정치가 싫은 겁니다.”
한국 탁구 레전드인 A 감독은 19일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분노했다. 무엇 때문에?
지난 3월 대한탁구협회(회장 유승민)가 강원도·홍천군과 3자 협약을 맺어 홍천군에 300억원을 들여 추진하기로 한 ‘탁구전용체육관’ 건립 계획이 강원도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3자 협약 이후 6·1 지방선거를 통해 강원도지사는 최문순에서 김진태, 홍천군수는 허필홍에서 신영재로 바뀐 게 가장 큰 이유다. 둘다 국민의힘 출신이다.
A 감독은 “신영재 군수는 의지가 있었으나, 김진태 도지사가 반대했다. 탁구전용체육관 건립 계획이 날아간 것 같다”며 “유승민 회장과 다른 지역에 탁구전용체육관을 건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탁구협회 사무처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강원도로부터 현재 상황은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4분기에 다시 해보자고는 말했는데, 전 정권 색깔지우기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탁구전용체육관 건립은 강원도 투자심사위원회의 재검토 대상이 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강원도청 관계자는 “도지사가 막은게 아니다. 투자심사위원회에서 타당성 검토중이다”라고 항변했다.
앞서 지난 3월28일 유승민 회장과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은 홍천군을 방문해, 당시 최문순 도지사, 허필홍 군수, 신도현 강원도의회 부의장 등과 함께 현지를 둘러봤으며 탁구전용체육관을 이곳에 건립하기로 약속했다. 현 감독은 탁구전용체육관 건립추진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3자는 국비·도비·군비 등 300억원을 투입해 홍천군 9000㎡(2700여평) 터에 탁구전용체육관을 2024년 완공하기로 했다. 지하 1층에 트레이닝 시설과 연습장, 지상 1층에는 국제규격의 탁구경기장, 지상 2~3층에는 숙소를 만들기로 했다. 탁구협회 사무실도 그곳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최문순 도지사는 “전용체육관을 건립하고 대한탁구협회까지 이전하는 과감한 결정을 해준 유승민 회장에게 감사한다. 강원도와 홍천군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탁구 메카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며, 강원도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도지사가 바뀌면서 이런 원대한 계획은 일거에 물거품이 됐다. 탁구인들이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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