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두산 수석코치로 취임한 김한수 전 삼성감독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두산이 김한수 전 삼성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했다고 17일 공식 발표했다. 김 수석코치는 신임 이승엽 감독을 도와 팀 재건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의사 결정 과정에 냉철한 판단을 도울 수 있는 분이라는 판단에 김한수 감독님께 수석코치직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KBO리그가 메이저리그(MLB)식 이원화 시스템으로 변하고 있다. 시작에 불과하지만,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전직 감독의 이른바 벤치코치 러시 얘기다.

사령탑을 역임한 감독이 다른 팀 코치로 이적하는 사례는 일본프로야구(NPB)나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다. 특히 MLB는 젊은 감독에 베테랑 감독 출신 벤치코치가 팀을 함께 지휘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감독의 의사결정 과정에 감독 출신 코치의 풍부한 경험은 적확한 선택을 돕는다.

승리 자축하는 김원형 감독[포토]
SSG 김원형 감독이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 9회초 수비를 마치며 코치들과 자축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개막부터 시즌 종료까지 1위 유지)로 정규시즌 우승을 일군 SSG도 롯데 사령탑 출신인 조원우 전감독이 벤치코치로 함께했다. 2군 감독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 선수단 줄부상 때 원활한 경기 운영을 위해 김 감독이 조 감독을 1군에 불렀다. 경기 중에는 더그아웃에 함께하지 않지만, 경기 전후로 김 감독과 내밀한 얘기를 나누며 힘을 보태고 있다.

김 감독은 “감독 자리는 매순간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곳이다.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모든 상황을 캐치할 수는 없다. 파트별 코치 얘기도 듣지만, 팀 전체, 경기흐름 등에 따라 놓치는 부분이 있다. 감독으로 팀을 이끈 경험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바른 결정을 하고, 시즌을 건강하게 치르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태
KT 2군 감독에 취임한 KIA 김기태 전감독.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T 이강철 감독이 김기태 전 KIA감독을 2군 감독으로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수 육성과 2군 선수층 강화뿐만 아니라 감독의 시각으로 보는 1군의 냉정한 진단도 팀 KT를 견고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된다고 판단했다. 한때는 거물급 지도자와 한솥밥 먹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사령탑도 있었지만, 프런트야구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팀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는 의식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프런트야구가 대세라고는 하나 ‘1군은 성과를 내는 곳’이라는 명제는 변하지 않는다. 젊은 감독에게는 팀 전력과 관계없이 성과를 내야 하는 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감독도 출구전략이 필요한데, 감독을 역임한 베테랑 지도자는 가장 든든한 무기가 될 수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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