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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충=정다워기자] 김호곤(71) 수원FC 단장이 최근 프로축구계에 드리운 시도민구단의 정치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단장은 10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취재진을 만나 “최근 시도민구단 논란을 보며 심경이 복잡했다”라며 “비단 내 일이라 그런 것은 아니다.내 나이가 70세다. 자리 욕심은 없다. 재계약을 안 해도 상관 없는 사람이다. 다만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들이 자꾸 일어나는 게 안타까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김 단장은 최근 재계약 이슈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부임 후 K리그1 승격을 이끌었고 1부리그 입성 첫 시즌엔 파이널A 진출, 올해에도 잔류라는 큰 성과를 이뤘지만 김 단장의 재계약은 불발됐다. 수원FC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구단주가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김 단장 대신 다른 인물을 내세울 것이라 전망한다.
수원FC만의 일은 아니다. 강원FC의 이영표 대표이사도 도지사가 바뀐 후 재계약이 무산됐다. 구단주의 당적이 달라진 게 원인으로 꼽힌다.
김 단장은 “이 대표이사 같은 후배는 정말 잘하지 않았나. 나도 처음에는 어떻게 할지 궁금했는데 2년간 보니 일을 정말 열심히 잘 하더라. 올시즌 후반기에는 강원이 축구도 잘했다. 내가 최용수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칭찬을 해준 적도 있을 정도”라며 “나는 그렇게 돼도 괜찮지만 열심히 한 축구 후배가 저렇게 되는 게 안타깝다. 부당한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김 단장은 “최근 축구인 출신의 좋은 경영인들이 많다. 대구도 그렇고 강원도 잘하지 않았나.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축구도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정치적인 이유로 사람을 자꾸 바꾸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정치인들도 축구인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단장은 축구인들도 정치 관계를 이용해 자리를 노릴 게 아니라 실력을 먼저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인이 갈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그래도 스스로 자질을 갖춘 후에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나. 축구계 동료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수원FC 단장으로 지낸 4년. 김 단장은 “행복했다”라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아쉬움이 있다. 최소 3년은 1부리그에 있어야 명문으로 갈 수 있다고 봤는데 그걸 만들지 못해 안타깝다”라면서 “그래도 내가 있는 동안 팀이 발전했다. 팬, 관중도 많이 늘었다. 나와 재계약을 해야 한다며 성명서도 내고 현수막도 걸어준 서포터에게도 감사하다. 일각에선 내가 사주한 것이라 오해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자발적으로 그렇게 해주신 분들께 직접 인사하지 못해 미안하다. 앞으로도 김도균 감독과 수원FC를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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