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푸이그 \'오늘은 안되네\'
키움 푸이그가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SSG와 경기에서 9회초 중견수 플라이 아웃이 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별 문제 없이 조용하게 시즌을 마쳤지만, 결국 ‘악동’ 야시엘 푸이그(32)가 사고를 친 것이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아니다. 미국에서 그랬다. 불법도박을 했고, 위증까지 했다. KBO리그 커리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키움의 스탠스가 변했기 때문이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15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외국인 선수 3명과 관련해서, 아직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 상태는 아니다. 계획을 잡고, 구상을 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푸이그 건이 터졌다. 이 사건 전까지는, 푸이그도 한국에 들어와서 잘 적응을 했고,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갑자기 불법 도박 케이스가 터졌다. 우리도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한다. 미국에서 합의를 하는 것과 별개로, 국내에서 불법도박을 했다면 퇴출 아닌가. 그 부분을 생각하면 (재계약은) 쉽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푸이그는 2022시즌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7, 21홈런 73타점, 출루율 0.367, 장타율 0.474, 0.841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특히 후반기에는 타율 0.316, 12홈런 36타점, 출루율 0.410, 장타율 0.552, OPS 0.962라는 특급 기록을 남겼다. 포스트시즌에서도 15경기 전부 출전해 타율 0.315, 3홈런 10타점, OPS 0.977을 올렸다.

[포토] 푸이그 \'이게 안넘어가네\'
키움 푸이그가 10월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 KT와 경기에서 9회말 좌익수 뜬공을 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전반기에는 애를 먹었지만, 후반기 적응을 마쳤고, 가을에도 힘을 보였다. 이에 키움은 재계약을 생각했다. 그러나 불법도박이라는 대형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900번 가까이 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거짓말까지 했다.

미국 법무부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야시엘 푸이그가 불법 도박에 베팅한 혐의에 대해 위증을 한 혐의를 받았고, 이를 인정했다. 최대 징역 5년까지 받을 수 있다. 최소 5만5000달러의 벌금을 내는데 동의했다. 16일 미국 지방법원에 출두한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2019년 발생했다. 푸이그는 웨인 조셉 닉스가 운영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에 베팅을 했다. 2019년부 7월4일부터 2019년 9월29일까지 테니스, 축구, 농구 등에 총 899번의 베팅을 했다.

그나마 야구에는 걸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불법 도박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과정에서 28만2900달러의 빚까지 졌다. 이 빚으로 인해 사이트 접속이 차단되자 푸이그는 별도로 20만 달러를 인출해 수표로 지불했다.

[포토]득점 기회 놓친 키움 푸이그, 배트를 바닥에...
키움 푸이그가 10월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 LG와 경기 1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유격수 뜬공을 친 뒤 배트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2022년 1월 연방수사관들이 푸이그를 조사했다. 거짓말은 범죄라고 수차례 강조했으나 푸이그는 닉스를 알지만, 불법 도박 관련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전화와 문자로 수백 차례 도박 베팅 이야기를 한 것이 확인됐다. 또한 수사관이 수표 사본을 보여주자, 내기를 했는데 져서 20만 달러 손실을 입었다고 했다.

위증이다. 결국 푸이그가 이를 인정했다. 위증은 현지에서 중요 범죄로 다룬다. 그러나 사법거래도 가능한 미국이기에 벌금을 내는 것으로 합의할 수 있다. 푸이그도 이 단계를 밟고 있다. 감옥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징역을 살지 않는다는 것이 무조건 KBO리그로 돌아온다는 뜻은 아니다. 키움이 재계약을 포기할 생각을 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선수를 안고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키움으로서도 상황이 꼬인 모양새다. 새 외국인 타자를 찾는 것도 일이다.

그러나 억지로 푸이그를 안고 가는 것보다는 나아 보인다.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 비교적 큰 문제 없이 시즌을 치렀으나 예상치 못한 사고를 치고 말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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