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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성호 목사 본인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이재성(30·마인츠)은 ‘벤투호’에 빠질 수 없는 자원이다. 지난 우루과이와 1차전 선발로 출전해 1~3선을 오가는 왕성한 활동량과 영리한 움직임으로 허리싸움을 주도했다. 가나와 2차전에는 결장했다. 승리로 16강 불씨를 살려야 할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는 이재성이 승리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성에겐 커리어 두 번째 월드컵이다. 2018 러시아 대회 이후 지난 4년간 그는 대표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그사이 분데스리가(독일) 홀슈타인 킬에서 마인츠로 새 둥지를 틀었고 실력뿐 아니라 마인드와 정신적인 부분까지 함께 성장했다.

이재성은 경기가 없는 날이면 마인츠에 있는 한인 교회에서 시간을 보낸다. 마인츠로 이적했던 지난 7월 한 한인교회와 연을 맺었다. 교회를 오가며 스스로 돌아보고, 인간관계도 맺으며 외롭지 않은 독일 생활을 이어갔다. 한인교회에서 만난 분이 한성호(54) 목사다. 한 목사는 이재성의 두 번째 월드컵을 독일에서 응원하고 있다.

한 목사에게 이재성의 첫 인상은 ‘예의 바른 청년’의 정석이었다고 한다. 본지와 ‘치얼업 인터뷰’에 응한 한 목사는 “몇 년 전에 이영표 선수를 만난 적이 있는데 한국선수는 다 착하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이재성 선수가 딱 그랬다. 정말 예의 바른 청년이고, 속이 깊은 친구다. 만나면 만날수록 따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경기가 없는 주일이면 빠지지 않고 교회에 들렀다.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전날에도 교회를 찾았다. 한 목사는 “명단 발표가 난 후 정말 감사했다.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때가 있었는데, 월드컵이 다가오는 시기라 걱정도 많이 했다. 볼 때마다 괜찮냐고 물어봤다. 다행히 잘 회복했고, 태극마크를 단 이재성 선수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이재성은 인성 좋은 선수로 정평나 있다. 교회 생활할 때도 마찬가지다. 한 목사는 “어느날 막내 딸이 슬리퍼 하나를 가져왔다. 재성 오빠가 줬다더라. 그날 재성 선수가 청년을 집으로 초대해 맛있는 음식은 물론 유니폼 등 애장품을 선물로 나눠줬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이 되면 청년들과 잘 어울리고 모임에도 빠지지 않는다. 스타임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포토] 수아레스 막는 김민재-이재성
김민재-이재성이 24일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상대 수아레스를 수비하고 있다. 2022. 11. 24.알라얀(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한 목사는 이재성의 철저한 자기관리도 언급했다. 그는 “식사 자리가 있던 날이었는데, 재성 선수가 형광 조끼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오더라. 왜 자전거를 탔냐니까 그사이에도 운동을 해야 해서 일부러 그렇게 왔다더라”고 전했다.

이재성은 우루과이 전 이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지난 4년, 많은 일이 있었다. 비난과 비판을 받아왔으나 꾸준히 했기에 세계 무대에서 이러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면서 “처음 뛰는 것처럼 설렜다. 울컥하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고, 몰입하려고 한다. 매 경기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 목사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건넸다. 그는 “재성 선수에게 다치지 않고, 멋진 경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몸 건강하게, 즐거운 경기를 했으면 한다고. 월드컵은 전 세계인의 축제다. 세계인에는 한국 대표선수도 포함이고 이재성 선수도 마찬가지다. 부담 갖지 말고, 가진 기량 마음껏 보여주고 소중한 기억을 남길 수 있는 카타르 월드컵이 됐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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