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생각에 빠진 벤투 감독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29일 카타르 도하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2. 11. 29.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정다워기자] 어쩌면 벤투호가 치를 마지막 경기다. 이번엔 필요한 것은 결과다.

축구대표팀은 현지시간 2일 오후 6시(한국시간 3일 자정)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1무1패로 3위에 머물며 탈락 위기에 놓여 있다. 포르투갈을 일단 잡고 가나와 우루과의 경기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분명 어려운 상황이다.

16강 진출 여부를 떠나 이 경기는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치르는 마지막 A매치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한축구협회와 벤투 감독의 계약은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종료된다. 만약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이 경기가 벤투 감독 고별전이 된다.

지난 1~2차전을 통해 벤투 감독은 자신이 이어온 4년여의 여정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한국은 ‘우리의 축구’를 구사했다. 우루과이와 대등한, 혹은 우세한 경기를 했다. 패했지만 가나전에서도 볼 점유율에서 크게 앞섰고, 슛도 두 배 이상 많이 기록했다. 내용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 없이 우수했고, 경쟁력이 있었다.

이제는 결과가 필요하다. 만약 승리 없이 이번 대회를 마감한다면 벤투 감독이 이룬 성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축구는 결국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다.

그렇다고 벤투 감독은 승리 자체를 위해 스타일을 바꿔 선수비 후역습 같은 전술로 선회할 계획은 없다. 그는 “결과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 팀이 이어온 과정들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우리의 도전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도 다른 스타일로 플레이할 수 있다고 설득하고 싶었다. 강팀을 상대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리스크를 안고 경기를 해왔다. 마지막까지 도전하면서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라며 우리의 스타일로 포르투갈전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포르투갈을 잡지 못한다 해서 벤투 감독과 대표팀이 쌓은 탑이 단번에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바로 그 스타일로 승리할 경우 그의 바람대로 우리의 축구가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승리해서 16강에 가야 할 이유는 또 있다. 벤투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하기 때문이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휘하지 못한 채로 고별전을 치르는 것은 선수들에도, 벤투 감독에게도 좋은 그림은 아니다. 한 경기라도 더 치러 벤투호의 여정이 지속되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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