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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러시아가 움직인다.
러시아축구협회는 지난 2월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맞물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사실상의 퇴출을 당했다. 월드컵 예선은 물론 비롯해 국제대회 참가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FIFA와 발을 맞춰 러시아의 유럽선수권대회 참가 자격 박탈 등을 시행했다. 러시아 축구대표팀의 A매치도 어려워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1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러시아의 축구는 멈춰 있다. 이에 러시아축구협회가 발벗고 나섰다. 알렉산더 듀코프 러시아축구협회 회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 가입을 천명했다. 그는 “우리는 유럽 대회에 나갈 여건이 되지 않는다.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AFC는 우리를 받아줄 수 있고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참가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축구협회는 오는 27일 회의를 통해 UEFA 탈퇴와 AFC 가입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가 AFC에 가입할 경우, 아시아 국가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 AFC 아시안컵에 나설 수 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출전권이 기존 4.5장에서 8.5장으로 늘어난다고 해도 러시아라는 강력한 경쟁팀이 늘어나는 셈이다.
물론 FIFA가 러시아의 AFC 가입을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FIFA가 러시아를 국제무대에서 제외하는 선택을 내렸는데, AFC가 독단적으로 러시아를 받아들이는 판단을 자체적으로 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움직임은 아시아 국가들이 주목해봐야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마무리된 뒤에도 러시아가 AFC 가입을 요구한다면, AFC도 FIFA도 거부할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편, 오세아니아연맹 소속이었던 호주는 2006년부터 AFC로 적을 옮겼고, 카자흐스탄은 AFC에 속해 있다가 2002년 UEFA에 가입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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