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다가올 미래를 떠올리면서 두 눈을 반짝인다. ‘미래의 나’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남자배구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임동혁의 이야기다.
◇나를 믿고, 너를 믿고남자배구에서 1999년생은 ‘황금세대’로 통한다. 2017 국제배구연맹(FIVB) 19세 이하(U-19)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고, 이후 연령별 주니어 대회에서 꾸준히 성적을 냈다. 성인이 된 그들은 현재 A대표팀에서도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임동혁은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국내에서 자리 잡기 힘든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로서 본인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고교 졸업 후 곧장 프로에 도전장을 내민 그는 어느덧 프로 6시즌째를 맞이했다. 지난 2년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빠질 수 없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1999년 ‘토끼띠’ 대표주자로 본지와 만난 임동혁은 “활약에 비해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늘어나는 것도 체감한다. 부담도 있지만 행복하다. 좋은 부담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18경기 63세트에 출전해 152점, 공격 성공률은 62.44%로 프로 데뷔 후 가장 높은 수치다. 효율 역시 46.61%에 달한다. 임동혁은 “지난 6년간 더이상 느낄 감정이 없을 정도로 많은 걸 깨달았다”면서 “요즘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누가 믿겠냐’는 말을 되새긴다. 말그대로 자신감 있게 플레이한다. 나를 믿고, 팀원들을 믿으니까 심리적으로 가벼워졌다”고 했다.
동기들의 활약도 반갑다. V리그에서 김지한(우리카드), 임성진(한국전력), 박경민과 김선호(이상 현대캐피탈) 등이 소속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임동혁은 “1999년생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친구들이 주목받는 만큼, 세대교체도 잘 이뤄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
◇미래를 바라보며
다음 시선은 국제대회로 향한다. 남자배구의 국제 경쟁력은 떨어진 지 오래다. ‘세대교체’가 화두로 떠오르지만 쉽지만은 않다. 임동혁은 “아쉽다. 형들은 우리에게 국제대회를 경험하게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는데, 형들의 잘못이 아니다. 모든 선수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 행동으로 더 열심히 해서 어린 선수들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2023년에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이슈로 인해 연기됐다. 임동혁에게는 기회다. 그는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더 큰 대회도 많이 경험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기부’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임동혁은 지난해 5월 유소년 팀들에 1000만 원 상당의 후원물품을 선물, 제천시교육청의 제안으로 제천 소재 초·중 배구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배구 강연을 펼쳤다. 9월에는 태풍 ‘힌남노’의 북상에 따른 수해 이웃을 돕기 위해 희망브릿지에 기부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임동혁은 “기회가 된다면 계속 이어가고 싶다. 나의 유소년 시절도 선배들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신 덕에 잘 보낼 수 있었다. 내가 받은 걸 유소년 선수들에게 돌려주고, 그 선수들도 잘 성장해서 밑 선수들에게 전해주는 ‘선순환’ 구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kk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