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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1960년대 명작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연배우들이 영화 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무려 55년만이다.
당대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을 구가했던 ‘줄리엣’ 역 올리비아 핫세(71)와 ‘로미오’ 역 레너드 위팅(72)이 최근 영화 제작사인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상대로 총 5억달러(약 6394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했다.
영화 촬영 당시 10대였던 두 사람을 속이고 나체 촬영을 진행한 혐의다.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1심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후반부에 나오는 베드신이 주연 배우들 모르게 나체로 촬영됐으며 이는 성추행과 아동 착취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파라마운트가 청소년의 나체 장면이 담긴 영화를 배급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소장에 따르면 영화를 연출한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2019년 사망)은 베드신 촬영을 앞두고 배우들에게 피부색깔의 속옷을 입고 촬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핫세는 15세, 위팅은 16세였다.
하지만 실제 촬영 당일 아침 이야기가 달라졌다. 제피렐리 감독은 핫세와 위팅에게 속옷 없이 몸에 간단한 화장만 한 채로 촬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피렐리 감독은 맨몸이 드러나지 않게 카메라 위치를 조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영화에는 배우들의 엉덩이와 가슴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들은 소장에서 “감독은 반드시 나체로 촬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영화가 실패하고 배우들의 커리어도 망가질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배우들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배우들은 이로 인해 수십년간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영화사가 벌어들인 수익을 고려할 때 5억달러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아동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한시적으로 없앤 캘리포니아 법에 따라 이뤄졌다.
2020년 법 개정에서 3년간 성인이 어린 시절에 겪은 성범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면서 마감일인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주 법원에 소장이 쏟아졌다고 AFP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전했다.
파라마운트 픽처스 측은 소송과 관련된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AP통신과 AFP통신은 덧붙였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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