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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 빠툼 |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아름다운 이별.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6일(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 탐마삿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태국과 결승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1,2차전 합계 2-3으로 뒤진 베트남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홈에서 2실점 하고 원정길에 오른 베트남은 우승을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 했다. 하지만 전반 24분 티라톤 분마탄에게 선제 실점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결과적으로 분마탄의 이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베트남은 전반 36분에 응우옌 꽝하이를 투입하는 등 빠르게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으나, 만회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직전 대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태국에 막혀 우승이 좌절됐다.

미쓰비시컵 준우승에 그쳤지만,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박 감독은 2017년 9월 베트남 성인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결승 무대에 오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4강에 올랐고, 그리고 스즈키컵(현 미쓰미시컵)에서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새 역사를 썼다.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G조 2위로 베트남의 사상 첫 최종예선 진출도 성공했다. 최종예선에서는 실력 차를 실감했지만 중국을 상대로 첫 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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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빠툼타니 | 로이터연합뉴스

박 감독은 준우승이라는 결과를 자신의 부족함 탓으로 돌렸다. 그는 “결과는 감독의 부족함 때문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베트남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비난보다는 격려를 부탁드린다”라며 “우승하지 못한 죄책감과 반성이 많이 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들었던 선수들과 이별에 대해서도 마음 아파했다. 박 감독은 “사랑하는 선수들과 더는 같이할 수 없어 가장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동고동락한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제는 팬으로서 베트남 축구를 열렬히 응원하고 항상 기억하겠다”고

박 감독은 1월 말이 지나면 베트남과 계약이 종료된다. 향후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박 감독은 “이별의 아픔을 잘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것도 삶의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다음 행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축구밖에 없다. 어떤 곳에서 어떤 축구 일을 할지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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