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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규모였다. 일본 최남단에 미국프로농구(NBA) 경기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관중수용 규모(1만명)은 작을지 몰라도 전체적인 시설은 어디에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았다. NBA에서 활약하는 선수 두 명에 아시아 최고 농구장 오키나와 아레나까지 확보한 일본 농구다.
그냥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일본 농구의 성장은 2015년 창설한 프로리그 B.리그 성공과 맞닿아 있다. 승강제와 자유 샐러리캡, 흑자 운영 원칙 등을 바탕으로 빠르게 리그가 자리잡았고 경기력 또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중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흥행팀 경기는 NBA 못지 않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더불어 일본 오키나와에는 B.리그 최고 인기팀 중 하나인 류큐 골든 킹스가 있다. 골든 킹스로 인해 오키나와 아레나가 건립됐다. 오키나와 아레나는 2021~2022시즌부터 골든 킹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올해 8월 25일부터 9월 10일까지 열리는 2023 FIBA 월드컵 장소 또한 오키나와 아레나다. KBL 두 팀(서울 SK·안양 KGC)이 결승에서 맞붙는 동아시아슈퍼리그(EASL)가 월드컵에 앞선 오키나와 아레나 시범대회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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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최고 선수들은 물론 월드컵에서 세계최고 선수들이 집결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오키나와 아레나다. 경기장 조명과 음향시설, 그리고 초대형 전광판까지 NBA 경기장 그 자체였다. 관중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뛰어났고 3층에는 스카이박스 형식의 프리미엄 좌석도 구비했다. 락커룸에서 구단 버스로 이어지는 동선도 짧아 선수들이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시마다 신지 B.리그 회장은 KBL 김희옥 총재에게 “와서 보면 놀랄 것이다. 우리가 아시아 최초의 NBA급 경기장을 갖고 있다”고 자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다.
인프라만 좋은 게 아니다. 경기력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일본은 세계최고리그인 NBA에서 두 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루이 하치무라(LA 레이커스)와 와타나베 유타(브루클린 네츠)가 소속팀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20년 전만 해도 확실한 프로리그가 없고 국제무대에서도 한국에 뒤졌던 일본이지만 어느덧 전세가 역전됐다. 한국 지도자들도 B.리그 경기를 보며 “선수들의 기량 뿐이 아니라 전술적인 면도 많이 향상됐다. 수비 전술은 아시아 프로리그 중 수준급”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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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L은 한국 팀 축제가 됐다. 그러나 농구장 인프라 차이는 좁힐 수 없는 수준까지 벌어졌다. 수년째 농구장 인프라가 제자리 걸음인 한국과 달리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까지 도달했다. KBL과 B.리그의 경제력과 산업성 또한 크게 차이난다. 극장가를 강타하는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외에도 부러운 게 많은 일본 농구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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