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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KBO 관계자는 대회가 열리기 전, 2023 WBC 본선 조 편성에서 한국이 A조가 아닌 B조 편입은 막후 조정 덕분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일본전이 흥행 성공의 최상의 카드다. 대만은 한국을 원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상대가 아니다’며 메이저리그를 설득했다”고 뒷얘기를 털어 놓았다.
2023년 본선 20개국으로 확장된 4개조 추첨은 2022년 7월7일 메이저리그(MLB)가 발표했다. MLB는 2017년 4강에 진출한 4개국(미국, 푸에르토리코, 일본, 네덜란드)과 3개 개최국(대만, 일본, 미국)을 별도의 조에 우선 배치했다. 나머지 조 배정은 WBSC(World baseball Softball Conferderation) 세계 랭킹, 경쟁력 균형, 상업 및 지리적 관심에 따라 이뤄졌다.
상업(흥행성) 및 지리적 관심이라는 점은 주최국이 자의적으로 조 편성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KBO 관계자의 말처럼 한국을 개최국 대만이 속한 A조가 아닌 B조 편성이 가능할 수도 있다. WBC는 축구의 월드컵처럼 공개적인 조 추첨을 하지 않는다.
실제 2009년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 이후 20013, 2017년 대회 때는 한국대표팀이 본선 첫 라운드에서 탈락해 최고의 흥행 카드는 무산됐다. 2013년 대만 본선 1라운드 당시, 한국은 B조에 대만, 네덜란드, 호주와 속했다. 첫 판 네덜란드에 5-0으로 패하고 득실점 차에서 3위로 밀려 도쿄돔 8강행이 좌절됐다. 당시 A조에는 일본, 중국, 쿠바, 브라질 등이 속했다.
고척돔에서 벌어진 2017년 대회는 A조로 일본과 같은 조가 아니었다. A조는 개최국 한국, 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이었다. B조는 일본, 쿠바, 호주, 중국 등으로 전년 대회 브라질에서 호주만 달랐다. 1라운드에서 A조는 이스라엘, 네덜란드, B조 일본, 쿠바가 8강에 진출했다.
주최국 MLB 입장에서는 본선 1라운드에서 한국이 어처구니없이 탈락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2006, 2009년 2회 대회 연속 4강에 진출한 저력은 온데간데 없었다. 2013, 2017년은 한일전이 성사되지 못했다. 한국대표팀은 이번 2023년을 포함해 3회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다.
MLB가 바란 한국-일본 라이벌전은 2023년 조 편성 덕에 힘겹게 성사된 셈이다. 그러나 한국전이 아니더라도 도쿄돔은 늘 4만 명 이상 입장했다. 일본에서의 야구인기를 짐작케한다. 이번 1라운드에서 중국전 4만1616명, 한국전 4만1629명, 체코전 4만1637명, 호주전 최다 4만1664명이 입장했다.
사실 이번 조 편성에서 한국이 속한 B조가 최약체였다. 그런 조에 편성되고도 8강행이 좌절됐다. 한국 프로야구의 총체적 위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회다.
A조는 물고 물리는 혼전을 벌여 마이크 피아자 감독이 이끈 이탈리아(2승2패)가 사상 처음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쿠바와 파나마 첫 2경기를 이겨 8강행이 유력했던 네덜란드는 이탈리아에 덜미를 잡혀 3회 대회 연속 4강 진출이 물거품 됐다. 쿠바도 2승2패를 거뒀으나 A조 1위로 8강이 확정됐다.
D조에서 이스라엘은 니카라과를 3-1로 꺾었다. 2017년 고척에서 한국대표팀을 2-1로 꺾은 게 결코 운이 아니었다. “처음은 이변이지만 두 번째는 실력이다(First time is upset, Second time is official)”는 격언이 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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