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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윤세호기자] 선수에게 선택권을 넘겼다. 지도자에게 끌려가듯 포지션을 결정하는 게 아닌, 직접 원하는 포지션을 선택해 후회없이 훈련하도록 유도했다. 현역 복무를 마치고 이천에서 훈련 중인 LG 이주형(22)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타격에서는 일찍이 잠재력을 증명했다. 고교 시절 특급 내야수였고 프로 첫 해부터 퓨처스리그를 정복했다. 1년차였던 2020년 타율 0.356 OPS(출루율+장타율) 1.099, 2년차였던 2021년에는 타율 0.331 OPS 0.970으로 활약했다.
문제는 수비 포지션이다. 고교시절에는 유격수 혹은 2루수로 활약했는데 프로에서는 자리를 찾지 못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 권유, 그리고 팀 상황에 따라 외야수와 1루수도 겸업하다가 2021년 8월 현역으로 군복무에 임했다. 그리고 지난 2월 전역해 이천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구단 내부적으로 기대가 큰 유망주다. 2군에서 보여준 모습이 1군에서도 이어질 것이란 믿음이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포지션부터 정해야 한다. 2루수든 외야수든 방향을 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이주형이 2루수로 성장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선수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LG 염경엽 감독은 이를 두고 이주형과 면담에 임했다. 염 감독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시범경기를 앞두고 이주형에 대한 질문에 “주형이가 직접 인사하러 왔다. 그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포지션부터 정하자고 했다”며 “주형이에게는 스스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포지션을 직접 선택하라고 했다.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가면 또 1년을 그냥 허비하게 된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포지션이 2루인지, 외야인지 직접 정해서 가자고 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가장 원하는 포지션이 마음에 있다. 이를 구단에 알려서 빨리 훈련에 들어가자고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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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염 감독은 “선수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성공할 확률도 높고 성장하는 속도도 빠르다. 분명 주형이 마음 속에 원하는 포지션이 있을 것이다. 결정을 해주면 우리는 열심히 도와줄 것이다. 구단 의견, 감독 의견과 관계없이 주형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돕겠다. 결정을 했으면 보고가 올텐데 아직 보고를 받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우승을 목표로 삼으면서도 핵심 유망주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는 게 염 감독의 방침이다. 야수진 뎁스가 강한 LG지만 2군에서 활약하고 좋은 보고가 올라오면 기회를 받을 수 있다. 내달 4일 퓨처스리그가 개막하는 가운데 이주형이 그라운드 어느 곳에 자리할지 지켜볼 일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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