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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경기위원이 꼼꼼히 확인하지 못한 불찰이다. 선수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더 철저히 확인하겠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스릭슨투어(2부투어) 개막을 앞두고 21일 꿈을 좇는 선수들에게 사과했다. 오는 28일 솔라고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스릭슨투어 1회 대회를 앞두고 치른 일부지역 예선에서 홀컵 규정을 위반한 홀을 발견해 경기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 20일 떼제베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스릭슨투어 예선 도중 한 선수가 홀컵 크기를 문제삼았다. KPGA 규정에는 ‘홀컵은 직경 108 깊이는 최소 101.6㎜이상, 지면으로부터 최소한 1인치 아래로 묻혀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문제가된 홀의 직경이 108㎜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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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관계자는 “선수가 문제를 제기한 뒤 경기위원이 컵을 재측한 결과 규정보다 10㎜ 이내로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출전 선수들이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한다고 해도 규정에 맞지 않아 경기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대회를 취소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규정에서 벗어난 홀에서 대회를 치른 것 자체가 공정성을 훼손한 것이라는 게 협회의 판단이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재개한다.
이날 예선을 치른 한 참가자는 “협회 관계자나 경기위원이 공식적으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릭슨투어 1회 대회가 28일 태안에서 열리는데, 하루 전날 청주에서 예선을 치르면 통과한 사람은 곧바로 이동해 본선에 나서야 한다. 20일 예선을 통과해 일주일간 컨디셔닝을 한 선수에 비해 불리한 조건일 수밖에 없다”고 강변했다. 보편적인 형평성으로 따지면, 참가자의 주장이 맞다.
문제없이 예선을 치른 선수들은 일주일간 좋은 기분으로 컨디셔닝을 하고, 충분한 훈련으로 본선을 준비할 수 있다. 그러나 27일 예선을 치르는 선수들은 통과해도 사흘간 라운드해야 한다. 당일 컨디션이 경기력을 좌우하는 종목의 특성상 불리한 조건으로 비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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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관계자는 “예선날짜를 27일로 잡은 것은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다. 스릭슨투어 예선은 지역별로 열리지만, 해당지역 선수만 참가하는 것이 아니다. 골프장 대여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위원이 코스 답사 때 더 꼼꼼히 체크했어야 한, 전적으로 협회 잘못”이라며 “보편적 형평성을 보장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인다.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실수는 협회가 했지만, 피해는 선수가 고스란히 입었다. KPGA 관계자는 “당일(20일) 대회참가비와 플레이 한 만큼의 그린피, 캐디피 등 선수들이 지급한 비용은 어쩔 수 없다. 대신 27일 다시 열리는 예선에는 참가비와 코스 이용료 등을 받지 않을 방침”이라 “취소 당일과 오늘(21일) 선수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사과말씀과 함께 해당내용을 고지했다”고 전했다. 선수로서는 돈도 시간도 감정도 낭비한 최악의 출발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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