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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한화 선수단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김성근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5㎏~8㎏의 몸무게가 빠졌을 만큼 훈련의 강도가 높다. 고친다 구장에서 선수들의 비명소리를 듣는 건 예삿일이다. 스포츠서울은 4년 만에 돌아온 김성근 감독의 훈련 프로그램을 체험해보기로 결정했다. 한화 구단의 도움을 받아 18일 오전 10시부터 이용규 최진행 송광민 유창식 등 재활 선수들과 함께 계단 뛰기 훈련에 참가했다. 이 훈련에 참가한 필자는 30대 초반의 남성으로 평범한 체격조건을 가졌다. 일반인이 한화의 마무리 훈련을 소화했을 때, 몸에 어떤 역학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지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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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소, 85계단으로 이뤄진 ‘죽음의 언덕’
한화 선수들은 고친다 구장 인근의 모든 시설을 훈련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용규 최진행 송광민 유창식 등 4명의 재활 선수들은 홍남일 트레이닝 코치와 오전 4㎞ 러닝 훈련을 소화한 뒤 구장 인근 ‘죽음의 언덕’으로 향했다. 이 언덕은 총 2개의 계단 코스로 이뤄졌다. 45개, 44개 등 2개의 계단 코스로 이뤄졌다. 총 85개의 계단을 전속력으로 뛰어올라가는 훈련이다. 홍 코치는 “보통 20번 정도 왕복을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기자가 참여하기 전 이 훈련을 3차례 반복했다.
첫 번째 계단오르기는 그리 힘들지 않았다. “계단을 2개씩 밟아야 한다”는 홍 코치의 지시대로 언덕 끝까지 올라갔다. 선수들의 스피드와 큰 차이는 없었다. 몸에 이상도 없었다. 곧바로 계단을 내려와 다시 자리를 잡았다. 두 번째부터 몸에 작은 변화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장딴지 근육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고 숨이 가빠졌다. 이마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다. 그래도 참을 만했다. 홍 코치는 박수를 쳐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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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마비 증세, 심장은 펄떡펄떡
두 번째 계단 오르기 훈련을 마친 뒤 몸이 뜨거워졌다. 겉옷을 입고 있을 수가 없었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점퍼를 벗어던지고 세 번째로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몸에 이상 징후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장딴지가 무거워졌고 심장 박동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송광민의 “벌써 지친 거냐”는 핀잔 소리에 “아무렇지 않다”고 답변했지만, 거짓말이었다. 결국 계단 10여개를 남기고 걸어서 올라갔다.
계단을 내려가는 것도 힘들어졌다. 근육 마비 증세가 왔다. 낙오되지 않기 위해 다리 한 쪽을 손으로 짚으며 내려갔다. 홍 코치는 잠시 동안의 쉴 틈도 주지 않았다. “바로 뛰어라”고 매몰차게 말했다. 훈련 참가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네 번째로 계단을 오를 때는 한계단씩 올라가야 했다. 가장 먼저 출발했는데, 유창식 최진행에게 추월을 당했다. 홍 코치는 “포기할 거냐”라고 말했다. 웃음으로 답했다. 다리를 푸는 척 하면서 숨고르기를 몇 차례 한 뒤 이를 악물고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40개 쯤 올라갔을까? 하늘이 노랗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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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만에 초주검 만드는 한화 마무리 훈련, 이들의 미래는 밝다
5세트의 훈련을 마쳤다.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는 뿌듯함 보다는 괴로움이 먼저 밀려왔다. 눈이 풀려 초점이 맞지 않았다. 뒤편으로 걸어가 결국 쓰러졌다. 속이 울렁거렸다. 구토증세까지 찾아왔다. 아침을 먹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홍 코치는 “일반인치고는 체력이 좋은 편”이라고 격려(?)했다.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은 들리지 않았다. 선수들은 훈련을 계속했다. 기자가 쓰러져 사경을 헤매는 사이, 선수들은 계단 오르기 훈련을 마치고 보조 구장으로 이동해 이어지는 스트레칭 훈련을 진행했다. 정신이 돌아오기 까지는 30분이 넘게 걸렸다. 유창식은 “오늘 체험한 훈련은 빙산의 일각이다. 아침부터 러닝훈련을 하고 계단 뛰기 훈련, 근력 운동, 피칭 훈련 등 하루 종일 훈련이 이어진다. 이 생활이 매일매일 계속된다”고 말했다. 윤규진은 “투수들의 훈련은 야수들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 야수들 보기가 미안할 정도다. 그만큼 모두들 땀을 흘리고 있다. 이 정도의 훈련을 받고 내년 시즌 성적이 안 나오면 무척 억울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화 선수들의 체력과 정신, 마음가짐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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