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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선언한 LG 포수 현재윤의 진심어린 편지가 LG 팬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윤은 29일 구단을 통해 공식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은퇴를 결심한 28일 현재윤은 그간 보내준 팬들의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펜을 들고 속에 담긴 얘기를 한 자 한 자 써내려갔다. 현재윤은 자신의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LG의 팬카페에 올렸다.
‘서울의 자존심, 무적 LG트윈스의 자존심, 잠실벌의 진정한 주인 팬 여러분께’로 시작되는 현재윤의 손편지에는 은퇴를 결심한 그의 심정과 팬을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현재윤은 “2014년 10월5일 넥센전에서의 수훈 선수 인터뷰, 그 때 그 인터뷰가 제 야구인생의 마지막 인터뷰가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흔하디 흔한 일상일수도 있던 그 날이 제게는 27년 야구 인생에 마침표가 되는 가장 특별한 날이 되었습니다”라며 은퇴가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었음을 고백했다.
현재윤은 이어 초등학교 시절 잠실구장에서 쌍방울과 LG의 경기를 지켜본 이후 LG를 동경해왔다고 털어놓은 뒤 “그 마지막을 제가 꿈꾸고 사랑했던 LG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후배 투수들에게 든든한 포수가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고 부끄럽고 힘들었습니다. 제가 하지 못했던 그 역할을 후배 포수들이 잘 해줄거라 믿고 그들을 지지하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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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윤은 “야구도 못하는 못나고 부족한 포수를 올스타전 포수로 만들어주신 여러분께 이제야 인사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 고마운 마음 가슴속에 간직하고 앞으로도 뜨겁게, 혼신의 힘을 다해 매 순간 제가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라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어 한 뒤 “2000년대의 마지막 주인공은 LG가 되길 응원합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잠실벌의 함성을 기억하며 새로운 세상에서 제 삶의 2막을 도전해 보겠습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LG 구단은 29일 “현재윤이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고 구단도 선수의 뜻을 존중해 은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윤은 공을 받는 왼쪽 엄지의 통증이 심해 정상적인 포구를 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선수생활을 접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윤은 2002년 삼성에 입단했지만 진갑용의 그늘에 가려 주전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지 못했고 2012년 말 LG로 이적했다. LG에서 마침내 주전 포수로 자리잡았지만 2013년 시즌 초반 오른 손가락 골절에 이어 7월에는 왼손 엄지를 다치는 등 부상에 덜미를 잡혔다. 결국 2013시즌을 마친 뒤 수술대에 올랐고 지난 9월에야 1군 무대에 복귀했지만 단 14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현재윤은 방송 해설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열 계획이다.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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