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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마치 서울대생이 된 것 같았다.”
LG의 새내기 코치 류택현이 코치로서 첫 발을 내딛은 소감을 밝혔다.
류택현은 역대 투수 통산 최다인 901경기 출장 기록의 주인공이다. 현역 투수 가운데 700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도 LG 이상열(752경기) 뿐이라 당분간은 그의 기록을 넘볼 수 있는 투수조차 없다. 2004년에는 85경기에 출장해 SK 정우람과 함께 한 시즌 최다 출장 타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 해 삼성 라이온즈 안지만이 통산 135홀드 고지를 밟기 전까지 통산 최다 홀드(122홀드) 기록도 그의 몫이었다.
‘선수’ 류택현은 이미 지난 해부터 코치 아닌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양상문 감독으로부터 2군에 머무는 동안 신인 좌완투수 임지섭을 1대1로 지도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류택현이 전담한 임지섭은 무럭무럭 성장해 2015시즌 선발투수 후보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려놨다. 코치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류택현은 2015시즌에는 2군 투수코치의 보직을 맡아 정식으로 코치로 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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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수’ 류택현이 ‘코치’ 류택현으로 변신하는 첫 걸음은 지난 12월 한 달 동안 서울대에서 진행된 ‘베이스볼 아카데미 마스터 과정’ 이수였다. 베이스볼 아카데미는 2010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KBA), 서울대가 스포츠 과학 지식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했고 지난 해부터 자격기준을 강화해 프로야구 코치로 일하기 위해서는 ‘마스터 과정’을 수강하고 검정시험을 통과하도록 의무화했다. 마스터 과정은 야구영어 등 교양 6과목과 스포츠과학 10과목, 야구경영 8과목, 코칭 8과목 등 총 120시간으로 구성됐다.
“서울대생 처럼 공부했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류 코치는 “교재가 엄청나게 두껍더라. 너무 많은 과목을 한꺼번에 공부하다 보니 헷갈리기도 했다. 원어민 야구영어 수업도 있었는데 정말 난감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이어 “그래도 얻은 것이 참 많다. 전기차와 휘발유차가 힘이 다르듯이 선수들이 먹는 음식이 운동능력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깨달았다. 투구를 하기전에 걱정과 두려움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는 평소의 생각을 이론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특히 야구심리나 생리학 등 몇 과목은 차후 코치로 일하는데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 과목들을 좀 더 심도있게 다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류 코치는 “내가 지도하고 있는 임지섭이 꼭 구멍난 선발자리를 채워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처음 가르친 선수이기 때문에 내게도 큰 의미가 있다. 이번에 배운 지식들을 현장에서 빨리 적용시켜 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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